한국전력은 지난해 김중겸 사장이 새로 부임하면서 해외사업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국내는 전력공급 안정화에 힘쓰고 해외는 매출 증대로 재무 건전성을 확보한다는 큰 틀의 경영전략을 세우면서다.
김 사장이 생각하는 해외사업의 핵심은 `신지역(New Area)` `신사업(New Contents)` 두 가지로 압축된다. 그는 “국내 전력시장 성장 둔화로 송배전 판매 중심의 국내 사업만으로 한계가 있어 신지역, 신사업으로 새로운 수익원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전은 지난해 해외사업의 매출액 1조2567억원 중 1951억원의 순이익 성과를 거두었다. 그동안 진행했던 해외사업 누계로는 4조6000억원의 매출과 1조100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 초 해외사업조직을 4처실, 13개 현지법인으로 강화한 한전은 현재 화력발전플랜트 10건, 신재생에너지 3건, 자원개발 10건, 송배전 설비 5건 등 총 14개국에 걸쳐 28건의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해당 프로젝트의 성공적인 완수를 통해 해외사업 기반구축단계를 넘어 본궤도에 올린다는 목표다. 중장기적으로는 2016년에 지난해 대비 10배에 달하는 13조원의 매출을, 2020년에는 40조원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한전의 해외사업은 크게 △민자발전사업 △송배전사업 △자원개발 3가지로 구분된다. 민자발전 사업은 화력과 신재생에너지를 포함해 원전 5기에 해당하는 설비를 건설 및 운영하고 있다. 자원개발은 국내 발전연료의 안정적인 수급을 위해 발전자회사들과 협조체제를 통해 사업을 벌이고 있다. 호주·캐나다·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연료를 수급하고 있으며 유연탄 750만톤, 우라늄 160톤을 확보하고 있다. 송배전은 11개국에서 18개의 프로젝트를 진행, 한전이 가장 많은 사업을 벌이고 있는 분야다. 설계·시공·조달(EPC) 사업은 물론, 시공감리와 시스템 구축과 같은 컨설팅 사업으로 기술력을 과시하고 있다.
김 사장은 “최근 유럽 재정위기로 투자에 신중을 기하고 있지만 곧 가시적인 성과를 기대한다”며 “미래가치를 위해 한동안 수행하지 않았던 발전·원자력·신재생에너지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외사업은 제1사업자 지위 확보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형식적인 해외진출로 수익이나 주도권 면에서 들러리에만 머물지 않겠다는 의지다. 현재 입찰을 준비 중인 멕시코 바하캘리포니아 가스복합화력, 사우디 라빅 화력발전 프로젝트도 각각 65%, 60%로 가장 많은 지분을 확보할 계획이다. 개발 추진 중인 카자흐스탄 발하쉬 석탄화력, 몽고 살키트 풍력발전 개발 사업도 협력사와 동등한 지분을 확보하거나 그 이상의 지분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한전은 EPC경쟁력과 운영 및 유지보수 역량 전문인력 육성을 통해 수주경쟁력을 강화하고 해외시장 시장점유율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그 일환으로 차장급 직원 80여명을 해외 전문인력으로 육성하는 교육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김 사장은 “작은 가게를 커다란 백화점으로 키우기 위해서는 기획·운영·관리 인력이 많이 필요하다”며 “해외개척 교육이 끝나면 모두를 현장에 전진 배치해 본격적인 신지역, 신사업 개발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