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와 보쉬가 4년만에 결별하고 독자 행보에 나선다.
삼성SDI는 5일 공시를 통해 독일 보쉬와 50대 50 비율로 투자해 설립한 SB리모티브의 지분을 전량 인수 한다고 밝혔다.
삼성SDI는 보쉬에 약 5700만달러로 지분을 인수해 SB리모티브를 100% 자회사로 두고 전기차용 배터리 사업 독자경영에 나선다. 반면 보쉬는 SB리모티브의 자회사였던 배터리팩 R&D기업 SBLD(독일)과 배터리팩 제조업체 코바시스(미국)의 지분 전체를 매입하기로 했다. 양사는 자회사까지 분리하며 외형상 관계를 모두 정리한 셈이다.
삼성SDI는 지분 인수로 기존 소형 2차전지에 이어 SB리모티브의 중대형 개발 및 생산 인프라까지 확보하며 전기차 배터리와 전력저장장치(ESS) 사업에 독자행보가 가능해졌다. 반면 보쉬는 독일 화학업체 바스프와 셀 개발에 협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결별로 향후 삼성SDI의 영업전선에는 어려움이 예상된다. 세계 유수의 완성차 기업들과 오랜 협력 관계를 맺어온 보쉬와 협력보다는 경쟁구도가 전망되기 때문이다.
SB리모티브가 2차전지를 공급 중이거나 공급 예정인 완성차 업체는 BMW, 크라이슬러, 델파이(미국), 마힌드라(인도)로 이 가운데 물량이 월등하게 많은 발주처가 BMW와 크라이슬러다. 여기에 글로벌 선두 완성차업체들이 독일을 주축으로 유럽에 포진하고 있어 삼성SDI에겐 이들 전부가 신규시장이나 다름없다.
삼성SDI 관계자는 “양사는 기존에 수주한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SB리모티브가 배터리 셀을, 팩은 보쉬 측에서 공급하기로 해 현재 계약 물량에는 문제없다”며 “유럽과 미국 등의 현지 생산 공장을 설립을 검토하고 있어 독자적인 영업행보에도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차 부품업체와 배터리 업체 간 합작법인은 올해 초 존슨콘트롤(미국)과 전지업체 파르타사프트(프랑스) 이어 이번 삼성SDI와 보쉬 결별로 SK이노베이션과 독일 부품업체인 콘티넨탈만이 유일한 업체가 됐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