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30주년 특집-제조기술 한류]반도체장비-탑엔지니어링

디스플레이 장비 분야에서도 세계 1위를 하는 기업이 있다. 디스펜서 세계 시장의 60%를 장악하고 있는 탑엔지니어링 이야기다.

탑엔지니어링(대표 김원남·류도현)은 LCD 디스펜서와 실(Seal) 디스펜서로 디스펜서 부문 세계 1위에 오른 기업이다.

 [창간 30주년 특집-제조기술 한류]반도체장비-탑엔지니어링

`한국은 디스플레이 패널은 1위지만 장비나 소재 분야에서는 아직도 일본에 뒤지고 있다`는 일반적인 인식을 깬 것이다.

탑엔지니어링이 국산화에 도전한 2000년에 한국은 디스플레이 강국으로 도약하기 시작하며 LCD 장비 국산화 열망도 높아졌다. 세정기 등 후공정 장비를 전문으로 생산해오던 탑엔지니어링은 디스펜서 국산화에 도전했다.

디스펜서는 LCD 패널 사이에 액정을 주입하고 실링하는 LCD 핵심 장비로, 당시에는 일본 기업이 독점하다시피 했다.

탑엔지니어링은 기술 개발을 시작한 후 2002년 초에 팀을 결성하고 8월에 초기 버전 개발에 성공했다. LG디스플레이 5세대 라인부터 8세대에 이르기까지 전량 수주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하지만 성공하기까지 어려움도 많았다. 디스펜서 시장을 장악하고 있던 일본 기업이 특허를 앞세워 고객을 압박하기 시작한 것이다. 탑엔지니어링은 이러한 와중에도 해외 시장에 문을 두드렸다.

류도현 사장은 “탑엔지니어링의 LCD 디스펜서는 해당 기업 제품과 컨셉트 자체가 달라 문제될 것이 없었다”며 “대만 기업은 특허 소송 두려움 때문에 예치금까지 요구할 정도였지만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해외 수출을 강행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이 과정에서 탑엔지니어링은 상대 기업의 특허를 무효화하는 소송을 내 무효판결까지 받았다. 2008년에는 글로벌 LCD 패널 제조 3사의 8세대 물량을 전량 수주하면서 이 분야 세계 1위 기업으로 도약했다. 디스플레이 분야 투자가 활발했던 지난해에는 역대 최대 매출을 거두기도 했다.

최근 LCD 시장이 침체를 겪고 있지만 탑엔지니어링은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면서 성장 기반을 다졌다. 2009년 하반기부터는 GCS(Glass Cutting System)와 어레이 테스터 사업에 진출했다. GCS 장비는 패널과 유리기판을 자르는 장비고, 어레이 테스터는 액정의 불량 유무를 테스트하는 장비다. 두 장비 시장 모두 해외 기업들이 독점하고 있다.

발광다이오드(LED) 공정 장비 시장 진출을 위해 미국의 BMR를 인수하기도 했다. 공격적인 사업으로 2010년 LED 공정 장비로 올린 매출이 2009년보다 세 배 이상 증가했다.

2010년에는 LCD 장비였던 GCS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용 커팅 장비로 개발해 대량 수주했다. 현재는 LCD 장비를 기반으로 한 디스플레이 분야와 증착·봉지 장비를 중심으로 한 조명 분야로 이분화해 OLED 장비 사업을 키우고 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