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이 인터넷으로 연결되는 스마트한 세상이다. 아이폰이 촉발한 스마트기기 전쟁은 핸드폰을 넘어 태블릿과 TV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스마트TV의 경우 아직 스마트폰처럼 대중화되지는 않았지만 클라우드서비스와 결합해 가정 내 모든 전자 기기를 제어하는 홈 게이트웨이로 꼽히고 있다. 단순한 TV를 넘어 스마트TV 중심 스마트 홈 시대가 열리고 있는 것이다. 구글과 애플 등 글로벌 기업은 이 시대를 선점하기 위한 행동에 나서고 있다.
구글TV 1.0이 실패한 구글은 스마트홈과 클라우드 서비스를 스마트TV와 연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애플과 구글 등 플랫폼 사업자가 스마트TV와 N스크린, 홈 엔터테인먼트 서비스 간 연계를 강화하면서 스마트TV 개념 자체가 가정 내에서 스마트 미디어 허브로 확장되고 있다.
프리미엄 콘텐츠 확보가 스마트TV 핵심 경쟁력이라면 스마트홈 시대에는 프리미엄 콘텐츠 시청 외에 게임 콘솔, OTT(Over The Top: 기존 통신과 방송사업자와 더불어 제 3사업자가 인터넷으로 드라마· 영화 등의 다양한 미디어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 등 다양한 서비스 제공이 관건이다.
단말기 특성과 풍부한 앱 생태계가 핵심 경쟁력인 스마트폰과는 달리 스마트 홈에서는 스마트 TV와 다른 스마트 기기와 연계와 프리미엄 동영상 콘텐츠 확보가 중요하다. 스마트 TV는 와이파이(Wi-Fi) 등 우회망과 클라우드 결합으로 가정 내 컴퓨팅과 N스크린 허브로서 가정 내 모든 스마트 기기를 제어하는 최적의 컨트롤 타워로 꼽히고 있다.
스마트홈 허브로서 스마트 TV가 주목받는 이유는 가정 내 동영상 시청 행태가 TV중심에서 점차 스마트폰, 태블릿 등 다양한 기기로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TV는 가정 내 메인 스크린으로 각종 스마트 단말이 갖는 기능적 한계를 보완하는 멀티스크린 허브가 될 전망이다. TV가 스마트홈 시대를 맞아 멀티 컴퓨팅 기기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스마트홈 시장 성패는 스마트 TV와 연결된 다양한 부가 서비스와 콘텐츠, 광고 수익 주도권을 누가 갖느냐, 그리고 이를 위한 사용자 경험을 누가 선점하느냐에 달려있다. 스마트폰 등 이동형 기기와 TV와 연계성이 강조되고 가정 단위 엔터테인먼트 서비스가 정착된 스마트홈 시대 도래는 결국 공통된 운영체제(OS) 기반 디바이스와 글로벌 콘텐츠 생태계를 보유한 플랫폼 사업자에게 가장 유리한 환경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TV제조업체가 서비스와 어플리케이션 측면에서 외연 확대에 한계를 지니고 있는 만큼 정작 TV산업 변화를 선도할 기업은 플랫폼 업체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충성도 높은 이용자를 기반으로 자체 디바이스를 통해 소비자 이용 경험을 통제하고 모바일 단말과 긴밀히 연관되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애플이 적극적으로 진입할 경우 스마트 TV 시장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홈 시대를 대비하는 국내 기업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스마트TV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삼성은 삼성 TV앱스와 스마트TV 앱 지원을 통한 물량 공세와 자체 플랫폼으로 독자적인 N-스크린과 스마트홈 환경 구축을 시도하고 있다. 스마트 기기 제조업체만이 아니다. 케이블 방송사업자 역시 발 빠르게 스마트홈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이 중 가장 두드러진 행보를 보이는 곳이 CJ헬로비전이다.
CJ헬로비전은 이번 달 세계 최초로 클라우드게임을 케이블TV와 결합한 서비스를 선보였다. 케이블TV를 통해 게임을 즐기는 것은 클라우드 기술 기반 주문형 게임 서비스로 케이블TV가 새로운 게임 유통 채널이 되고 있다. CJ헬로비전 디지털케이블 `헬로TV` 고객은 별도 외부장치 없이 기존 사용하던 셋톱박스에 게임패드만 연결하면 캐주얼, 액션, 스포츠, 레이싱 등의 게임을 안방에서 즐길 수 있다. 기존 제공하던 단순한 데이터 방송 형태 게임이 아닌 일반 콘솔 게임과 차이 없는 프리미엄급 게임을 제공한다.
가격이 비싼 게임 콘솔이나 CD를 구입하지 않아도 이미 설치된 케이블 셋톱박스를 통해 고품질 게임을 손쉽게 즐길 수 있게 돼 침체된 국내 콘솔게임 시장에도 활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CJ헬로비전은 차세대 `스마트 셋톱`으로 스마트홈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새로운 스마트셋톱을 통해 방송과 통신이 융합된 새로운 TV 환경에 맞춰 기존의 방식을 뛰어넘는 차별화된 방송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스마트 셋톱에는 `N스크린 서비스` `인터넷 동영상(UCC)` `위젯 서비스` `양방향TV 서비스` 등 인터넷 기반의 서비스가 결합된다. 또 어느 기기에서나 동일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원격 사용자 환경(RUI) 기능을 통해 스마트폰 등의 스마트 기기와 케이블방송이 연동되는 서비스도 도입할 예정이다. CJ헬로비전은 “스마트 홈 시대의 핵심은 시청자가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프리미엄 콘텐츠 강화”라며 “변화된 미디어 환경에 맞게 편리한 스마트 디지털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