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30주년 특집-제조기술 한류]LG화학, 국내 최대 첨단 소재 기업으로 우뚝 서다

LG화학(대표 김반석)은 석유화학 사업을 근간으로 이제 국내를 대표하는 첨단 전자소재 기업의 위상을 자랑하고 있다. 지난 1947년 락희화학공업사로 출범한뒤 50년대 플라스틱 가공사업, 70년대 석유화학 사업에 이어 90년대에는 TFT-LCD용 편광판 등 정보전자 소재 사업과 리튬이온 2차전지 사업에 진출하며 국내 첨단 화학소재 산업을 선도해왔다. 지난 2006년부터는 사업과 조직의 변화 속도를 두 배로 높이자는 `스피드 경영`을 본격 추진하며 고속 성장의 페달을 밟았고, 지난해 사상 처음 매출 20조 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현재 3D TV의 핵심 소재인 TFT-LCD용 편광판과 3D 필름패턴편광(FPR)필름 시장에서는 세계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LG화학 오창1공장에 위치한 3D FPR필름 생산라인에서 LG화학 임직원들이 3D FPR필름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LG화학 오창1공장에 위치한 3D FPR필름 생산라인에서 LG화학 임직원들이 3D FPR필름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LG화학은 지난해 전세계 TFT-LCD용 편광판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27.4%로 1위를 기록했다. 2008년 4분기 부동의 1위였던 일본 니토덴코를 처음 넘어선 이래 13분기 연속 선두를 달리고 있다. TFT-LCD용 편광판은 LG화학의 정보전자 소재 사업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LCD 편광판은 정밀 코팅, 점착 등 필름가공 기술과 광학설계 기술이 집약된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두께가 0.3㎜에 불과한 초박막 필름 안에 여러 장의 기능성 필름을 쌓은 초정밀 소재다.

지난 1997년 LG화학이 편광판 시장에 처음 뛰어들때만 해도 일본 업체들이 시장을 독점하고 있었다. 이 회사는 당시 유망 산업으로 주목받던 LCD 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독자적으로 편광판 기술 개발을 결정했다. 전사적인 역량을 투입해 3년 반 만에 편광판을 개발하는데 성공, 2000년 상반기 국산 편광판을 처음 선보였다. 회사 관계자는 “당시 첫 제품 출시 후 선발 일본 업체들의 판가 인하 등 노골적인 견제가 계속됐다”며 “공정 개선을 통한 원가 절감과 새로운 양산 기술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덕분에 위기를 넘어설 수 있었다”고 말했다.

LG화학은 제품 개발 18개월 만에 경쟁사 수준의 품질과 수율을 달성하고 2002년에는 편광판 사업에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후 고객맞춤형 생산과 해외 투자 전략으로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늘려 나갔다. 그 결과 편광판 사업은 지난 2000년 60억 원의 매출에서 출발해 지금은 2조 원이 넘는 대형 사업으로 성장했다.

LG화학이 자랑하는 또 다른 첨단 소재가 3D FPR 필름이다. 3D FPR 필름은 FPR 방식 3D TV와 3D 모니터에 사용되는 핵심 소재다. 3D FPR 필름은 고속 이동하는 광학필름에 균일한 간격으로 패턴을 새기는 미세 편광 패터닝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에 개발이 쉽지 않다. 회사는 수십 년 간의 필름 생산 노하우를 응용해 지난 2010년 세계 처음 3D FPR 필름을 상용화하는데 성공했다.

LG화학의 3D FPR 필름은 종전에 업계가 사용하던 유리패턴편광 방식보다 75% 가량 저렴하고 무게와 두께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세계 3D TV용 필름 시장을 선점하고 지배력을 유지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이 회사는 급증하는 3D FPR 필름 수요를 소화하기 위해 지난해 9월 1호 전용 생산라인을 가동한데 이어 꾸준히 증설 투자를 진행중이다. LG화학 관계자는 “원가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도록 원재료 자체 조달 비중을 늘리는 한편 신제품 개발에도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