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C(대표 박장석)는 과거 비디오 테이프 시절, 일반인들에게도 친숙한 기업이었다. 하지만 비디오 테이프와 CD·DVD 등 저장 장치 시장이 급속히 퇴조하면서 2000년 들어 사양 사업은 정리하고 필름사업과 화학사업 등 핵심 분야에 집중하며 성공적으로 변신했다. 지금은 폴리우레탄 원료인 프로필렌옥사이드(PO)와 PO 유도품을 생산하는 화학사업, 폴리에스테르(PET) 필름을 포함한 필름 소재 사업이 주력이며, 무기소재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육성 중이다.
특히 SKC는 국내 필름 산업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1976년 국내 최초로 PET 필름을 독자 개발한 이래 오랜 경험과 노하우를 축적했고, 이제 세계 필름 시장에서 글로벌 메이커로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광학·열수축·태양광 필름 등 고기능 PET 필름 시장에서 SKC는 각각 20%이상 점유율을 확보하며, 세계 시장 1위에 올랐다. PET 필름은 플라스틱 성형 재료로 열경화성 수지에 견줄 만큼 물성이 좋아 전자부품, 자동차 전장 부품, 열기구 등에 사용되고 있다.
SKC는 PET 필름의 수요 증가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2015년까지 연산 30만톤의 생산체제를 구축, 고기능 필름 시장에서 세계 1위의 위상을 확고히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재 충북 진천과 중국 난통에 PET 필름 공장을 증설중이며, 총 14만톤의 생산 능력이 확대될 예정이다.
특히 SKC는 태양전지용 모든 필름 제품(EVA필름, 불소필름, PET필름)을 세계에서 유일하게 생산할 수 있는 경쟁력을 지녔다. 자회사를 통해 폴리실리콘 잉곳과 웨이퍼도 양산하고 있어 태양전지 소재 시장에서 토탈 솔루션을 갖췄다.
SKC는 PET 필름 시장에 진출한뒤 오랫동안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해 왔다. 이후 PET 필름에서 축적한 독보적인 기술력을 활용, 최근에는 투명전극필름, 페라이트 시트, 방열시트 등 무기소재 분야로 영역을 넓히는 중이다.
희소금속인 인듐을 사용하는 ITO 필름 방식의 터치스크린패널(TSP)을 대체하기 위해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고분자 투명전극필름은 휘어지는 특성과 무색에 가까운 푸른색을 띠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이는 TSP 외에도 박막태양전지, 전자종이 등 다양한 산업에 응용 될 것으로 전망된다.
SKC는 또 근거리통신망(NFC)의 핵심 소재인 페라이트 시트를 개발, 일본 기업들이 장악하고 있는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SKC는 기존 필름 기술에 무기소재 기술을 융합, 경쟁사 대비 더 얇은 제품 개발에 성공했다.
고농도 CNT 분산기술을 활용해 경쟁사 대비 높은 효율로 열을 방출하는 방열시트를 선보임으로써 미국 기업이 독점하고 있는 시장에도 진입을 준비 중이다.
PET 필름부터 방열시트까지 SKC는 필름 소재 시장에서 국산화를 선도해왔고, 이를 통해 소재 산업 경쟁력 강화에도 기여했다. 향후 무기소재 사업에도 역량을 집중해 필름소재와 무기소재를 결합한 신사업을 창출하는 한편, LED 조명 소재 분야에도 연구개발 투자를 강화할 예정이다. SKC는 연구소에 무기소재 개발실을 설립하고 인력과 투자를 보강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향후 유무기 종합소재 업체로 도약해 나가겠다는 목표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