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로켓' 만들고 싶지만 "돈이 없어요"

예산 부족으로 각종 설비 축소개발이 불가피

2021년까지 우리 기술로 75톤급 액체엔진 발사체를 개발·발사하는 한국형발사체 개발 사업에 적신호가 켜졌다. 예산 부족으로 각종 설비 축소개발이 불가피하고 사업 기간도 당초 일정보다 늦춰질 전망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형발사체 개발사업단은 6일 간담회를 열고 지난해 12월 국가우주위원회에서 책정한 발사체 개발계획상 예산 확보가 계획된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또 예산 부족으로 발사체와 액체 엔진의 신뢰도 저하는 물론 일정 지연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사업단이 요청한 2013년도 예산은 1500억 원이다. 하지만 배정된 예산은 800억에 그쳤다. 800억원 규모는 당장 시작할 시험설비 구축비용을 충당하기에도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이은석 발사체 엔진팀 박사는 “고흥에 7개 시험설비 구축에 나서면서 업체와 계약해야 하는데 계약금 자체가 예상보다 낮게 책정 된다”며 “더 큰 문제는 2014부터 지급해야 할 중도금과 잔금까지 줄어들면 업체 부담은 물론 부실공사 등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발사체 개발사업 초기에는 30여 업체가 참여 중이며 전체 사업 기간 동안에는 총 300개 업체가 협력할 예정이다.

국가우주위원회에서는 2010년부터 2021년까지 이 사업에 총 1조 5449억원을 투입키로 결정했다. 1단계 사업인 2010년부터 2014년까지 투입될 예산만 4919억원이다. 하지만 2010년부터 올해까지 3년간 배정된 예산은 1000억원 수준으로 당초 금액에 훨씬 못 미친다. 설우석 엔진개발실 실장은 “부족한 예산은 설비규모 축소뿐만 아니라 개발기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며 “현 상태로는 2021년까지 목표했던 발사체를 개발하기 불가능하며 몇 년 더 늦춰질 수 있다”고 말했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