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과 함께하는 미래노트]임인규 경북대 전자과 4학년

한 여름의 뜨거웠던 열대야가 수그러들었지만 진로 결정은 아직 진행 중이다. 내가 재학 중인 경북대 전자공학부는 IT융복합 추세에 대비해 개인 적성에 따라서 영상시스템 공학, 임베디드 시스템 및 제어공학, 전파통신공학, 정보통신공학,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공학, 회로 및 임베디드 시스템공학, 신호처리공학 등 다양한 분야 교육을 하고 있다.

[전자신문과 함께하는 미래노트]임인규 경북대 전자과 4학년

전자공학을 전공하고 또 흥미를 많이 느끼지만 컴퓨터, 전자기기 등으로 대표되는 디지털(digital)을 좋아하지 않는다. 심지어 컴퓨터로 리포트 제출보다는 직접 손으로 쓰는 것을 선호한다. 의미 없는 복사, 붙여넣기보다는 책상에 수북이 쌓인 지우개 밥이 더욱 가치 있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고도화된 최첨단 기술이 등장해도 인간의 감성을 자극하는 아날로그 정서는 중요해 질 수밖에 없다.

이런 관점에서 전자신문은 아이러니하다. 디지털로 표현되는 전자, 정보통신 세계를 아날로그(analog) 감성인 종이와 잉크로 표현되는 신문으로 접할 수 있다는 것이 그렇다. 내가 전자신문을 읽는 이유다. 학과 사무실에서 일할 때 교수님 우편함에 항상 전자신문이 있었다. 특히 3학년 2학기 수업 시간에 교수님께서 수업시작하기 전 전자신문 관련 기사를 읽어 주셨다. 그래서 반드시 공학도라면 읽어야 되는 줄 알았다. 이후 2년 넘게 전자신문을 읽고 있다.

공학도에게 딱딱한 수업 교재 외에 전공 관련 재미있는 읽을거리가 있다는 것은 큰 즐거움이다. 물론 관련 종사자뿐만 아니라 IT분야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전자신문을 통해 전문적이지 않으면서도 전반적인 IT동향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다. 관련 전문용어에 대한 설명이 부족해 흐름이 끊기는 경우가 있지만 이 또한 지속적인 신문 구독을 통해서 생소한 용어들도 친숙하게 다가올 수 있다. 그래서 꾸준히 읽어야 한다.

현대인에겐 정보 습득과 판단이 중요하다. 엄청나게 쏟아지는 정보 홍수 속에서 기억소자 용량은 가파르게 늘어나지만 사람의 두뇌 용량은 제한적이다. 때문에 자신에게 필요한 정보를 찾아 정확히 읽고 빠르게 판단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전자신문은 일목요연하게 분야별로 정리가 잘 되어 있어 그냥 읽으면 된다. 그리고 자신의 입맛에 맞는 음식들은 잘 소화시키고 입에 맞지 않으면 맛만 보면 된다. 신문 읽기로 아날로그 감성을 얻는다는 것은 무리일 수 있다. 전자신문은 특성상 더욱 그럴 수 있다. 하지만 시각보다는 촉각으로 자신의 아밀라아제를 묻힌 신문을 한 장 한 장 넘기는 것, 줄을 긋고 마음에 드는 기사를 스크랩하고, 오랜 시간 신문과 소통하는 것 자체가 아날로그 행위라고 생각한다.

대학생활도 이제 1학기밖에 남지 않았다. 본격적으로 취업을 준비해야하기에 앞으로 남은 수업에 대한 아쉬움이 크다. 학기가 지나갈수록, 학년이 올라갈수록 수업을 들으면서 이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느낀다. 그리고 배움의 즐거움이 학교생활을 즐겁게 해주었다. 시험을 떠나, 학점을 떠나 배울 수 있음에 감사함을 느낀다. 학교를 떠나도 전자신문을 통한 디지로그(디지털+아날로그) 경험은 계속될 것이라 믿는다.

이공계기피현상은 다양한 통계 수치를 보면 알 수 있다. 물론 저출산문제, 인문학 위기, 과학기술인의 낮은 지위와 보수, 직업의 불안정 등 여러 가지가 복합적으로 요인이 되고 있다. 제일 큰 문제는 개인의 올바르지 못한 미래에 대한 비전 인식이라고 생각한다. 이제는 이공계와 인문계 경계가 점차 사라지고 있다. 융합 시대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결국 이공계 기피는 아예 학문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과 다름 없다고 생각한다. 결국 자신의 존재와 가치실현의 문을 좁히는 길이다. 올바른 미래 비전을 위해 타분야의 지식을 습득하고, 이공계 스스로가 좀 더 개방적인 시선으로 문제 해결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

임인규 경북대 전자과 4학년 pamalim11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