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30주년 특집-ICT한류]SW기업

국산 기업용 소프트웨어(SW) 기업들은 최근 1~2년 전부터 해외 시장 진출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 성장은 한계에 봉착했다고 판단해 국내 시장에서 인정받은 기술력을 기반으로 해외 시장에 적극 나서고 있다.

2000대 초반 무모하게 해외 시장에 진출했던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안정적인 기술지원 체계, 현지 맞춤형 제품 구성 등 철저하게 준비하는 모습이다. 기존 일본, 미국 시장 외에 동남아, 유럽 등 해외 시장도 다변화했다. 이들은 자사만의 차별화된 전략으로 위험 요소를 줄이면서도 영향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접근하고 있다.

특히 국내 대표 간판 SW기업인 한글과컴퓨터, 투비소프트, 티맥스소프트, 알티베이스 등의 행보가 주목된다.

이 가운데서도 한글과컴퓨터는 모바일·클라우드 오피스사업을 시작하면서 해외 매출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글로벌 스마트패드(태블릿PC) 제조 기업에 자사 제품을 기본 탑재하는 전략으로 전 세계 시장에 한컴의 입지를 높이고 있다. 구글의 `넥서스 7`, 후지쯔의 `스타일리스틱 M532` 스마트패드에 탑재돼 전 세계 고객에 판매되고 있다.

투비소프트는 올해 일본 현지 법인 `투비소프트재팬`을 설립했다. 법인 설립과 동시에 대규모 고객을 확보하는 등 수출 청신호를 보이고 있다. 티맥스소프트도 지난해 해외 매출 100억원을 돌파했으며 올해도 그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

알티베이스는 중국, 일본에 이어 동남아사아 시장 개척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 싱가포르·태국·인도네시아·베트남·필리핀·말레이시아 등 7개국 14개 업체와 채널 협약을 진행하고 있다. 올 연말에는 늘어나는 중국 고객의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지사 설립도 추진한다.

이 외에도 알서포트, 제니퍼소프트 등 중소 SW 기업들도 해외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원격제어 SW 전문기업인 알서포트는 올 상반기 스웨덴 휴대폰 제조기업 `도로(Doro)`와 연간 50만대 이상의 스마트폰에 자사 `리모트콜 모바일팩`을 탑재하기로 계약했다. 이어 NTT도코모의 스마트폰과 스마트패드 전 모델에도 기본 탑재해 해외 수출 청신호를 켰다.

제니퍼소프트는 지난해 네덜란드에 이어 올해 오스트리아에 합작법인을 만들어 유럽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최근 독일 SAB은행과 자사 애플리케이션성능관리(APM) 솔루션 공급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올해 추가적으로 최소 3~4곳 현지 고객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산 SW 기업들은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해 글로벌 기업과도 적극 협력하고 있다. SAP-투비소프트, HP-알티베이스, 컴볼트-티베로, IBM-아이온커뮤니케이션즈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각사 기술을 융합해 새로운 서비스 및 제품을 개발하는 것은 물론이고 새 비즈니스 모델을 동남아시아 등 다른 나라에 수출하는 것을 모색하고 있다. 이는 그만큼 국산 SW기업의 기술 경쟁력이 높아졌음을 방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에 정부도 올해 SW산업 육성에 2000억원 이상을 투입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지난해 대비 50% 이상 증가한 것이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