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 BIZ+/이노베이션리더]박윤배 금융결제원 상무

[CIO BIZ+/이노베이션리더]박윤배 금융결제원 상무

1986년 설립된 금융결제원은 경제 핵심 인프라인 지급결제시스템을 구축, 운영하고 있다. 새로운 지급결제 서비스 개발과 기존 서비스 개선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더욱이 70% 이상이 인터넷뱅킹 등 전자방식으로 처리되는 전자금융이 생활화됨에 따라 결제 인프라의 안정적 운영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금융결제원의 지급결제시스템 등 핵심 IT인프라 운영을 총괄하는 박윤배 상무를 만났다.

“금융결제원 IT본부의 가장 중요한 업무는 무엇보다도 지급결제시스템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것입니다.”

금융결제원에서 최고정보책임자(CIO) 역할을 수행하는 박윤배 상무는 “회원사와 이용자에게 불편 없이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금융결제원의 역할이고, 이를 IT기반으로 지원하는 것이 IT본부 임무”라고 강조했다.

그런데 최근 박 상무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금융결제망 가입 회원사와 채널 접점이 급증하게 된 것이다. 과거 회원사가 은행 중심에서 증권사와 신용협동조합 등 3대 서민금융기관들도 모두 가입돼 있다. 이용자와 이용건수도 큰 폭으로 늘었다.

박 상무는 “이용자와 건수가 늘어남에 따라 정보시스템의 복잡도가 현저히 높아져 사전 장애예방 및 장애 예측이 어렵게 됐다”면서 “지속적으로 IT서비스의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IT서비스 제공과 프로세스 효율성에 대해 측정할 필요가 생겼다”고 말했다. 금융결제원이 지난 4월부터 올해 말까지 IT서비스관리(ITSM) 적용을 전 서비스로 확대하고 있는 이유다. ITSM 구축이 완료되면 전사 차원의 운영 프로세스 표준화 및 개선으로 장애 대응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통합 대시보드의 효율적 활용으로 실시간 IT운영 현황 모니터링도 강화한다.

금융결제원의 IT프로세스 수준을 선진 기준으로 높이기 위해 국제인증도 획득도 추진한다. 지난 1월부터 올해 말까지 CMMI레벨3 획득을 추진 중이다. 박 상무는 CMMI레벨3 인증획득 추진 배경에 대해 “IT와 비즈니스 조직간 전략적 연계의 중요성이 높아짐에 따라 IT조직에 한정돼 있는 현행 IT프로세스를 개선해 IT역량 제고가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속적인 고품질의 소프트웨어(SW)를 개발하기 위해 체계적이고 정량적인 관리가 가능한 프로세스 확보도 추진 배경 중 하나다.

박 상무는 CMMI레벨3 체계를 갖추면 체계화된 프로세스를 적용, 프로세스 자산을 축적하고 정보시스템 안정성 및 IT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글로벌 표준 적용으로 체계적 업무수행 방법 및 절차습득에 의한 고품질 IT서비스 제공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

안정적인 시스템 운영과 함께 박 상무의 또 하나 고민이 있다. 신사업에 대한 IT지원이다. 금융결제원은 지난 몇 년 동안 모바일뱅킹 서비스 등 다양한 신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스마트폰 뱅킹의 경우 안드로이드 운용체계(OS)와 iOS는 지방은행 중심으로 이용하고 있다. 블랙베리OS와 바다OS는 대형 시중은행을 포함해 대부분 은행들이 금융결제원의 공동 스마트폰 뱅킹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공동 스마트폰 뱅킹 서비스 역시 IT본부가 인프라를 운영하고 있다.

박 상무는 최근 이슈인 정보보호 영역도 강화하고 있다. 금융ISAC 분산서비스거부(DDoS) 공격 비상대응센터 및 참가기관 공동훈련도 실시하고 있다. 대규모 DDoS 공격에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금융ISAC DDoS 공격 대응센터를 구축했다. 3단계 트래픽 방어체계와 트래픽 분석 및 위협 분석시스템도 구축했다. 금융ISAC 참가기관은 연 1회 이상 DDoS 공격대응 모의훈련을 실시해 전자금융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제공한다. 박 상무는 “향후 제로데이 공격과 같이 알려지지 않거나 공격 패턴이 일정하지 않은 DDoS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지속적인 기능 고도화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비상대응센터는 금융ISAC 참가기관 공동으로 구축해 구축 및 운영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다. 국가적인 사이버테러 대응체계 강화 정책에도 부응하고 전자금융서비스에 대한 대국민 신뢰성도 높일 수 있다. 박 상무는 정보보호에 있어 보안시스템 구축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고 강조한다. 바로 전 직원 대상 정보보호 교육이다. 박 상무는 “분기별로 전 직원 정보보호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면서 “자체 운영하는 인트라넷으로 다양한 안내와 교육 등도 진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박 상무는 IT조직 역량 강화에 대해서도 고민이 깊다. IT본부에는 기획·개발·운영 3개 영역에서 140여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그러나 일반 금융회사처럼 순환 배치가 쉽지 않아 IT조직 내에 오래 머물게 돼 재교육이 필수다. 박 상무는 “IT직원들이 IT에 대해서도 잘 알아야 하지만 비즈니스에 대한 이해도도 높아야 한다”면서 “어느 정도 직급이 높아지면 비즈니스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CIO도 단순히 IT운영과 지원이 아닌 비즈니스를 선도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박 상무는 “하루아침에 IT조직에 대해, CIO에 대해 인식을 바꿀 수는 없지만, IT가 후선에서 지원만 하는 것이 아니고 앞으로 나서서 IT기반의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

박윤배 금융결제원 상무는 1957년 경북 출생으로 경북대사대부고, 고려대 통계학과를 졸업했다. 1985년 은행지로관리소로 입사해 금융결제원 금융전산추진부를 시작으로 지로추진과, 종합기획과, 기획부 등을 거쳤다. 사업기획팀장, 금융ISAC실장, 기획조정실장, 금융결제연구소장 등을 역임했다. 2009년 7월 상무로 승진해 현재 IT본부를 총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