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이 일본 전력저장장치(ESS) 시장에 진출한다.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비상전원의 필요성이 부각된 현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행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포스코ICT 컨소시엄과 협력을 맺고 일본 가정용 ESS 시장 공략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SDI가 일본 니치콘을 통해 제품을 공급하지만 국내 기업이 현지에 직접 진출해 영업을 진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물산은 일본의 주택사업자를 대상으로 사업 구체화를 진행한다.
삼성물산은 현지 영업 등 사업 총괄을 맡으며, 포스코ICT 컨소시엄은 설치 및 AS를 책임진다. ESS용 배터리는 삼성SDI의 리튬이온 2차전지 셀(용량 15Ah) 모듈과 배터리관리시스템(BMS)을 탑재한다. 여기에 포스코ICT의 전력제어장치(PCS)를 추가한 완제품을 판매할 예정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일본 ESS 시장이 확대돼 포스코ICT와 시장 진출을 모색한다”며 “사업 초기라 구체적인 내용은 밝힐 단계가 아니다”고 말했다.
일본은 전력수급 안정화를 위해 경제산업성과 지방자치단체가 수용가를 대상으로 대대적인 ESS 보급사업을 진행한다. 지난 7월부터 가정과 상업시설을 대상으로 보급하기 시작했다. 연말까지 ESS 시장 규모는 1조1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ESS 보급사업은 일본 정부가 민간 설치사업자에 예산을 지원하고 최종 소비자는 구입비의 3분의 1을 차감받는 형태다. 수용가는 태양광발전이나 야간의 전기를 저장했다가 전기요금이 비쌀 때 ESS 전기를 활용한다. 2~3년 내 전기요금 절약 분으로 투자비용을 회수하는 구조다. 일본은 최근 전력난을 겪으면서 ESS 수요가 활발해졌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