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RIM사의 스마트폰인 `블랙베리`는 정중앙에 위치한 옵티컬트랙패드(OTP)로 사용자에게 간편한 조작감을 제공하며 큰 인기를 끌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극찬했다고 해서 일명 `오바마폰`이라고도 불렸던 블랙베리는 특히 증권가와 회사원 등 비즈니스용으로 각광받으며 초기 스마트폰 시장을 이끌었다. RIM사에 블랙베리의 OTP를 개발·공급한 곳이 바로 국내 기업 크루셜텍이다.
크루셜텍(대표 안건준)은 지난 2001년 4월 설립된 입력 솔루션 전문 기업이다. 회사는 모바일 기기용 광마우스 OTP와 고성능 카메라용 발광다이오드(LED) 플래시모듈 MFM(Mobile Flash Module), OTP를 탑재한 스마트TV 리모컨인 에어로마우스 등을 주력 제품으로 지난해 3000억원에 가까운 매출을 달성했다.
크루셜텍은 세상에 없는 신시장을 개척한다는 경영 철학으로 삼고 있다. OTP가 대표적이다. PC의 광마우스를 모바일 기기에 적용할 수 있도록 초소형으로 제작한 LED 기반 입력장치로 크루셜텍이 세계에서 처음 개발에 성공, 상용화했다. 지금도 이 회사는 세계 OTP 시장의 95%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OTP는 정전식 터치스크린과 기능을 상호 보완해 편리한 조작감을 제공하는 입력 장치로, 스마트폰과 스마트패드 등 모바일기기 외에도 노트북·모니터·전자사전 등 다양한 전자 제품에 탑재할 수 있다.
크루셜텍은 최근 획기적인 구조의 터치스크린패널(TSP) 매트릭스 스위칭(MS) TSP와 OTP에 지문인식 기능을 탑재한 바이오메트릭 트랙패드(BTP) 개발에 성공하며 또 다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MS-TSP는 독자 기술을 이용한 완전한 단일층 커버유리 일체형 TSP다. 공정을 대폭 단축함으로써 수율과 원가 경쟁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 메탈 라인이 필요 없기 때문에 디스플레이에 테두리가 없는 베젤리스(Bezelless) 패널을 구현할 수 있고 고객별 맞춤형 생산도 가능하다. BTP는 지문인식 기능을 추가한 제품으로 모바일 결제, 개인 인증 등 스마트폰의 강화된 보안 시스템에 적용할 수 있다. 이 회사의 BTP는 최근 애플이 인수한 지문인식 보안 업체 어센텍과 2년 이상 공동 연구개발을 진행했던 제품으로 국내외 고객사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크루셜텍의 가장 큰 경쟁력은 하드웨어와 함께 소프트웨어 영역을 아우르는 종합 입력 솔루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단순한 부품 제조에 그치지 않고 입력 장치의 사용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사용자 인터페이스(UI), 앱, 게임 등 소프트웨어 콘텐츠 개발 능력을 함께 갖추고 있다. 크루셜텍이 고객사에 종속되지 않고 모바일 입력장치 시장 생태계를 주도할 수 있는 비결이다.
크루셜텍은 300여건에 달하는 지식재산권을 바탕으로 개발한 신기술을 앞세워 해외시장 진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삼성, LG, RIM, HTC, 모토롤라, HP, 샤프, 교세라 등 세계 주요 업체들과 탄탄한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 안건준 사장은 “세상에 없던 것을 만드는 기술력과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또한 지속적인 기술 개발을 통해 세계 최고의 입력 솔루션 전문 기업으로 도약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