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과 지식경제부가 주관한 `전자문서 유통 활성화를 위한 좌담회`가 지난 10일 지식경제부 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번 좌담회는 지난 9월 2일 개정된 전자거래기본법이 본격 시행됨에 따라 법안의 핵심인 공인전자주소(#메일) 제도의 조기 정착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참석자들은 전자문서 활용 현황과 #메일 도입 필요성, #메일이 국민 생활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 2시간에 걸쳐 심도 깊은 의견을 나눴다. 이들은 전자문서의 생성과 보관에 이어 이제 유통까지 가능해짐으로써 `종이 없는(paperless)` 사회를 위한 기반 제도가 완비됐다는 데 공감했다. 하지만 이 제도가 조기에 정착되기 위해서는 보안 강화와 대기업의 #메일 활용, 정부의 적극적인 대회 홍보가 필수적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참석자(가나다 순)
강현구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지식서비스단장
김병희 토피도 대표
박일준 지식경제부 정보통신산업정책관
윤수영 KTNET 대표
이병준 한국외국어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학장
사회=박서기 전자신문 비즈니스IT부장
◇사회=다양한 정책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종이문서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국내 전자문서 활용 현황은 어떠한가.
◇강현구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지식서비스단장=지난 2010년부터 관련 통계를 집계하고 있다. 이를 통해 2004년부터 2009년까지 자료가 나와 있다. 그 결과를 보면 정부에서 여러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국내 종이문서는 연평균 15.4%씩 증가하고 있다. 한 해로 따지면 425억장 정도다. 은행 창구에서 하루에 1000만장이 발생하며 일부 은행에서는 연간 보관하는 문서가 10억장에 이른다. 통신사들은 한 달 동안 총 2000만건의 청구서를 발송하고 있다. 다시 말해 종이문서는 전혀 줄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박일준 지식경제부 정보통신산업정책관=종이 한 장을 생성해서 파기까지 하는 데 총 700원 가량이 든다고 한다. 종이는 인류 문명이 발달하면서 이를 확산시켜온 대표적인 수단이다. 즉 종이를 사용하는 것 자체가 역사적이며 문화적인 배경까지 가지고 있다. 종이를 사용하고 안하고 하는 문화는 쉽게 바뀔 수가 없다. 온라인화가 진행되면서 생성되는 정보의 양이 늘어나고 있지만 반면 종이를 활용한 지면화도 그만큼 가치가 있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결국 종이문서를 줄이는 것은 하루아침에 할 일이 아니라 역사적으로 보고 길게 추진해야 한다.
◇이병준 한국외국어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학장=법에 근거한 생활을 하면서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들이 우편을 많이 이용한다. 구두로 해도 되는 것을 종이로 하는 것은 증거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떨어져 있는 사람들에게 우편은 자연스러운 것이며 관행화됐다.
하지만 우편 전달체계는 완전하지 않다. 우편 부도달률은 10%에 이르고 그나마 안전하다는 등기우편도 부도달률이 5% 정도다. 법원에서 등기를 보냈는데 그게 도달하지 않아 보험사가 손해를 보고 우체국에서는 책임없다는 판결이 나온 적도 있다. 이런 경우를 보면 우편 전달체계는 아쉬운 면이 많다.
빠르고 편리한 전자우편이 생겨났지만 불확실하고 불안정적이다 보니 법률 생활에 이용되기보다는 주로 비법률적인 데 사용되고 있다. 광고홍보 등 상업적 용도로 사용될 뿐 법률적 확실성을 요구하는 분야에 사용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공인전자주소(#메일)는 이런 한계를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윤수영 KTNET 대표=`페이퍼리스(paperless)`라는 말의 선구자는 빌게이츠다. 그는 1999년 발간한 `생각의 속도-디지털 신경망 비즈니스`라는 저서에서 이미 전자문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빌게이츠는 디지털 정보의 흐름이 중심이 되는 2000년대는 스피드의 시대이기 때문에 페이퍼리스 오피스가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이를 마이크로소프트 내부에서 강력하게 주장했다.
그가 이런 이야기를 한 이유는 1996년 사내에서 연간 35만장 종이 보고서를 사용했다는 보고서를 봤기 때문이다. 빌게이츠는 종이 소비가 많은 것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이에 따라 관리와 업무절차가 오래 걸리는 게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래서 빌게이츠는 종이 사용을 그의 직권으로 금지했다.
나중에 분석을 해보니 종이를 사용하지 않게 됨으로 인해 마이크로소프트 1000개가 넘던 내부 종이 양식이 60개로 줄어들었다. 1997년 한해 동안 최소 4000만달러를 절감했고 업무처리 비용과 시간 역시 절감됐다.
빌게이츠의 이야기는 종이를 줄인다는 게 실제로는 여러 해가 걸리고 경영진의 의지와 제반 제도, 인프라가 동반돼야 한다는 것을 알려준다. 하지만 사회적 변화는 어떤 임계치에 이르면 가속화되게 마련이다. 이번에 공인전자주소 제도가 시행되면서 바로 이 임계치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우리는 이에 대해서 대처를 해나가야 한다.
◇사회=#메일은 전자문서 유통의 법적 한계를 극복한 것으로 생각한다. #메일의 의미를 간단학 정리해보자.
◇박일준=9월2일부터 #메일 제도가 시행됐다. 지금까지는 전자문서 유통에 대해서 법적 부분에서는 명확하지 못했고 일반 이메일은 법적 보장이 안됐다. #메일은 종이와 이메일의 장점을 결합한 제도이다. 본인임을 확인한 다음에 발급되고, 전담기관에 정보가 저장되고, 문제 발생시 유통증명서를 발급할 수 있도록 된다. 종이문서의 한계를 극복한 것이다. 특히 법인간, 법인과 개인이 문서를 주고받는 데 법적 보장을 받을 수 있게 됐다는 데 의의가 있다.
◇이병준=#메일을 통해 전자문서를 송부할 경우 일정한 추정력이 인정된다. 추정력이 인정된다는 것은 자기가 어떤 행위를 했고 의사소통을 했다는 것을 증거를 통해 증명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메일은 자기가 어떤 사람한테 어떤 날짜에 그런 의사소통을 했는지 증명하는 게 불안정하다. 법원이 이메일이 대해 이를 인정할지 안할지는 법원에 따라 받아들여질 수도 있고 안 받아들일 수도 있었다. 결국 이메일은 확실한 증거가 되지 못했다는 얘기다.
그러나 #메일은 법에 의해서 추정력이 인정된다. 이제 유통증명서를 제출하면 나머지 사실은 모두 인정된다. 오히려 다른 사람이 그게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상당히 강력한 효력이다. 메일 송수신자들이 원했던 법률 효과를 가지게 된 것이다.
◇강현구=#메일은 정부와 민간의 협의에 의해 탄생했다. 이번에 개정된 `전자문서 및 전자거래기본법`에 의해서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 전담기관 역할을 하게 됐다. 주소 등록에 대한 업무를 NIPA가 하게 된다. 관리나 등록의 대행을 하도록 하고 있다. NIPA에서는 #메일 관련 홈페이지(www.npost.kr) 개설해 이 제도를 자세히 안내하고 있다. 지난 주말 기준으로 이미 법인과 개인이 2149건을 시범적으로 등록해 사용하고 있다. 중계자가 지정돼 사업이 본격화되면 더 증가할 것이다.
◇윤수영=기존 공인전자문서보관소에서는 전자문서가 보관 중심이라서 활성화되지 못했는데, 이번에 개정된 법안에 따라 유통 기능까지 추가되면서 전자문서 산업 활성화의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에서 거는 기대가 굉장히 크다. 국가와 기업, 개인 차원에서도 보더라도 사회 전반에 걸쳐 일대 변혁을 가져올 것으로 본다. IT 업계에서도 큰 기대를 걸고 이에 대비하고 있다. 현재 전자문서산업협회장을 맡고 있는데 전자문서 업계를 대표해 지식경제부와 NIPA에 감사를 표한다.
◇김병희 토피도 대표=현재 행정안전부에서 운영하는 전자문서유통센터에는 하루에 100만건의 문서가 유통된다. 7개월 전부터 여기에 대부분 솔루션을 납품하고 있다. 정부기관은 이미 90% 이상 전자문서가 유통되고 있다. 문제는 민간이다. 사용하고 싶어도 방법을 모르고 사회적 규약이 없었다.
그런데 이번에 법적 장치가 마련되면서 민간에서도 투자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NIPA전자문서유통센터 구축 사업을 우리가 맡게 됐는데 이런 문화적 변화에 기여하게 돼 매우 기쁘다.
◇사회=중요한 전자문서가 유통되면 보안 문제가 대두될 것 같다. 보안 문제는 해결됐나.
◇강현구=이번 주부터 설명회를 통해 보안 문제를 검증해나갈 계획이다. 시설 및 장비에 대한 부분, 기타 유통증명 생성과 검증, 각종 메시지 보안 및 암호화 등이 주요 내용일 될 것이다. 하지만 보안 장치를 철저히 했기 때문에 기존 이메일에서 지적되던 보안 문제는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2002년 공인전자문서보관소 제도를 만들 때에도 국회에서 말이 많았고, 이번에 기술규격을 만들 때에도 업계와 고민을 많이 했다. 보안을 강화하면 성능이 저하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느 시스템보다 높은 보안수준을 적용한 시스템을 만들고 있다.
◇박일준=제도 초기인데 사람들이 보안 이슈 때문에 우려하게 되면 제도 자체가 발전할 수 없다. 우리도 보안에 대해 상당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 효율성도 중요하지만 법적 명확성을 가지고 가려면 보안 문제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사회=#메일 제도 시행을 위한 준비 현황은.
◇박일준=#메일 사용에 따른 수수료는 조만간 확정된다. 기준을 정할 때 다양한 의견 수렴할 계획이다. 10월부터는 본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세부적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강현구=수수료는 민감한 문제다. 현재 전문기관에 의뢰해 산정하고 있다. 조만간 사업자들에 설명회를 개최하고 홈페이지에 2주 정도 공고를 할 계획이다. 등록 수수료는 법인과 개인사업자, 개인별로 다르게 책정될 예정이다. 개인의 경우 등록은 무료로 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민간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할 계획인데 예상 유통량을 산정해 실제 오프라인 우편 사용보다 저렴하게 할 생각이다.
중계사업자들도 기본적으로 20억원의 투자가 필요한데 이를 투자했을 때 이익을 낼 수 있을 정도를 감안해 수수료를 산정할 것이다. 내년엔 180만건의 #메일 등록, 2억4000만건이 유통될 것으로 보인다. 내후년부터는 유통량이 더욱 늘어남에 따라 비용도 훨씬 덜 들 것이며 수수료 역시 재조정할 것이다.
◇윤수영=전자문서를 유통하는 것은 공인전자주소 제도가 처음이 아니다. 이미 많은 기업들이 전자세금계산서를 활용하고 있다. KTNET은 세계 최초로 무역 전 과정을 전자화로 만든 경험이 있다. 보안 문제도 문제없이 해왔다. 전자문서 트랜잭션만 해도 작년 한해 2억8000만건에 달한다. 공인전자문서보관소 1호 사업자로서 이미 유통 관련 시스템은 모두 구비했다. 재작년부터 시범사업을 통해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했고 실제 적용했다.
공인전자주소제도 조기 정착과 성공적 활성화를 준비 중이다. #메일 개발 때부터 NIPA와 함께 해왔다. 남은 과제는 확산을 얼마나 빨리 하는지다. KTNET도 모든 국민이 1인 1주소를 갖도록 중개사업자들과 함께 노력할 것이다.
◇박일준=다음 주에 국제연합(UN) 산하 무역촉진 및 전자상거래 표준화 기구인 시팩트(CEFACT)에서 공인전자주소 제도를 발표할 예정이다. 우리나라 전자문서 문화가 이런 식으로 앞서나가고 있다는 것을 지속적으로 알릴 예정이다.
이미 세계화를 위해 전자문서 유통 기술 표준의 국제 특허를 출원했고 국내 특허를 확보했다. 국가별로 이를 인정받게 되면 향후 이 전자문서 사업자들의 해외 수출에도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김병희=토피도는 1996년 이후 16년 동안 전자문서 관련 사업만을 해왔다. 우리 같은 작은 회사도 전체 엔지니어의 65%를 #메일에 투입하고 있다. 이 시장을 매우 희망적으로 봤기 때문이다. #메일은 대단히 혁신적인 제도며 반드시 도입해야 하는 흐름이다. 중개사업자들만 일방적으로 투자할 것이 아니라 같이 투자하고 수익이 발생하면 공유하자고 제안하고 있다.
◇사회=#메일이 국민 생활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가.
◇박일준=긍정적 효과가 매우 크며 이에 대한 홍보가 상당히 중요하다. 기업도 이게 어떤 형태로 생산성을 높이고 비용을 절감해주는지를 인식해야 한다. 공공과 민간에서 주고받는 모든 문서 역시 전자문서로 바뀌어야 한다. 향후 행정안전부와 협의해 이런 모습을 차츰 바꿔나갈 예정이다.
현재 지방자치단체에서 활용하는 지방세나 과태료 관련 고지서가 모두 종이문서로 발행된다. 이 부문에 전자문서를 도입하면 그 효과가 상당할 것이다. 이 역시 관계부처와 협의를 진행 중이다. 제도가 정착되려면 민간뿐만 아니라 정부에서 선행사례를 만들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윤수영=2010년 대법원과 외교통상부의 `재외국민 가족관계등록부 발급` 모델, 한국무역협회의 수출입실적증명서와 전자계약부속서류 유통 모델, 2012년 한국문화원연합회 공문서 유통 모델, 한화손해보험 모바일 청약 등 #메일은 이미 여러 곳에 활용돼 그 효과를 입증하고 있다.
증권계좌 개설 과정에서 공인전자주소를 활용함으로써 이제는 모든 과정이 전자문서로 완전히 처리가 가능하게 됐다. 모든 금융권에서 스마트기기 도입이 늘면서 전자문서 활용 역시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본다. 업계 간 서류 수·발신, 그룹사 내 서류 수·발신 등에 대해서 많은 문의가 오고 있다.
업무의 시작부터 끝까지 원스톱으로 처리해 업무에 일대 변혁이 일어날 것이다. 일반 이메일은 스팸도 많고 불편함이 적지 않은데 이와 차별되는 #메일의 편리성을 많은 사람들이 인식할 것이다. 정부에서는 예상 수요를 보수적으로 잡을 수밖에 없겠지만 적어도 업계에서는 폭발적으로 수요가 증가할 것에 대비해야 한다. 우리나라가 #메일을 통해 정보화시대에 한 걸음 앞서나갈 수 있는 국가가 될 것으로 본다.
◇사회=기업과 기관 등의 유통을 위한 협의가 필요할 텐데.
◇강현구=이 제도가 마련됐을 때 과연 그 사용 주체는 누가 될 것인지 고민이 많았다. B2B, B2C, G2B, G2C, C2C 등 공공과 민간 서비스 영역 모든 분야에서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여러 영역에서 시범사업을 해왔다. 예를 들어 대학의 각종 증명서를 #메일로 유통할 수도 있고 공공기관의 각종 고지서를 발송하는 데 쓰일 수도 있다. 이런 것들을 모두 #메일로 유통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했고 지난 8월말 콘퍼런스를 통해 기업과 기관에 공개해왔다. 따라서 이미 어느 정도 사회적 협의는 진행됐다.
◇사회=법·제도적으로 보완할 부분은 없나.
◇윤수영=공공 분야에서 큰 문제는 없다고 본다. 다만 개인은 정보화 격차가 있기 때문에 홍보 측면에서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다. #메일의 여러 이점에도 불구하고 이를 사용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을 수도 있다. 국가적 차원에서 모두가 동참할 수 있도록 홍보하고 관련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
◇이병준=당사자들이 언제 어디에서 수신하는지 명확한 법적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 지금은 아직 의견 일치가 되지 못해서 이 부분은 반영이 안 됐다. 하지만 향후 #메일 사용이 확산되면 수신 시점, 수신 장소가 중요해질 것이다.
◇사회·경제적인 기대효과는.
◇강현구=내년에 예상되는 #메일 등록 건수는 180만건, 유통은 연간 2억4000만건이다. 2017년에는 등록만 1900만건으로 증가하고 유통은 연간 108억건에 달할 전망이다. 이처럼 국민 생활에서 #메일이 갖는 경제적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일준=앞서 밝혔듯이 종이 한 장을 만들고 폐기할 때까지 드는 비용이 700원이다. 이를 기준으로 #메일을 통해 절감되는 비용을 추정하면 연간 종이문서 절감비용만 800억원, 전자문서를 통한 생산성 향상이 연간 2000억원 정도다. 다시 말해 연간 3000억원의 경제적 비용이 절감된다는 얘기다. 이는 정부에서 상당히 보수적으로 본 수치고 업계가 예측한 수치는 이보다 훨씬 크다.
◇윤수영=#메일은 공인인증서를 통해 발급받는데 복잡하고 어렵지 않느냐는 얘기가 있다. 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누구든 쉽게 등록하고 발급받을 수 있다. 공인전자주소가 새로운 주민등록증이나 새로운 개인 주소 기능을 할 것이며 굉장히 큰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앨빈 토플러는 그의 저서 `제3의 물결`에서 `전자폭발`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공인전자주소 제도가 전자폭발 같은 큰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확신한다. 공인전자주소는 과거 PC 혁명보다 더욱 큰 변화를 줄 수 있다. KTNET이 전자무역을 하면서 지난해 거둔 경제적 효과만 6조원으로 추정되는데 공인전자문서는 이보다 파급력이 훨씬 더 클 것이라고 전망된다.
◇김병희=대우건설은 각 계열사와 업무 계약 및 수발주에 #메일을 쓰고 있다. 건설업계에서는 주 건설사와 협력사 간의 다양한 이슈로 인해 요금이 문제가 아니라 전자적인 거래 환경만 돼도 #메일을 활용할 것이다. 건설사뿐만 아니라 모든 산업군에 존재하는 `갑`과 `을`의 관계에서 을의 위치에 있는 중소기업도 갑의 눈치를 보지 않고 자사 관점에서 정보화를 시작할 수 있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사회=#메일 제도의 조기 정착과 활성화를 위해 할 일은.
◇박일준=제도가 시행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초기에 제대로 정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지식경제부에서도 신경을 많이 쓸 것이다. 보안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또 새로운 성공모델을 개발하고 이로 인해 법인이나 개인이나 도움이 되도록 홍보하는 게 우리가 할 일이다.
지금까지 종이만 사용하다보니 온라인화되면 불편하고 불안해질 수도 있다. 따라서 쉽게 문화를 바꾸려 하지 않겠지만 제대로만 도입된다면 그런 관행을 탈피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홍보만 제대로 된다면 개인이나 기업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강현구=NIPA에서 전자문서 관련 사업을 시작한 게 10년이 넘었다. 굉장히 많은 벤치마킹, 표준화를 추진했고 보관과 유통 방안을 논의해왔다. 처음 이 업무에 뛰어들었을 때 제록스라는 기업이 있었다. 제록스는 문서관리 분야에 도전한 최초의 기업이었다. 제록스는 솔루션이나 종이문서를 다루는 데 처음으로 토털 솔루션을 마련했다.
하지만 전자문서는 다르다. 이 제도만큼은 누구도 개발하지 못한 제도다. 따라서 전자문서와 관련해 국내에서도 제록스에 못지않은 기업이 많이 생겨날 것으로 전망한다. 그런 측면에서 NIPA는 굉장히 중요한 임무를 부여받았고 책임감을 갖고 제도 활성화에 임할 것이다.
◇김병희=10여년 전에 모 유통사가 애플리케이션임대서비스(ASP) 형태로 이메일을 사용했다. 각종 편의성을 제공했지만 한 달 이메일 비용이 1억8000만원이나 나왔다. 즉 그만큼 이메일로 대체한 문서량이 많았다는 얘기다.
#메일은 최근 등장한 만큼 초기 활성화가 굉장히 중요하다. 지금 전자세금계산서의 수수료 1500원이 아깝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전혀 없다. 그만큼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메일도 초기 홍보를 잘 해야 한다. 우선 대기업 상위 10~20%에서만 도입해도 나머지 기업들이 따를 것으로 본다.
◇윤수영=가장 큰 수요자는 기업이나 정부기관일 텐데 경제적 효과가 눈에 보이기 때문에 대부분 #메일을 도입하려고 할 것이다. 하지만 해결 과제는 아직 남았다. 과거의 전자문서나 전자화문서(스캔문서)에 대한 각종 규제가 여기저기에서 발목을 잡고 있다. `자동차 사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자동차 면허증 발급을 금지한다는 것`과 다를 바 없는 규제들이다.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지식경제부와 행정안전부가 나서서 해결해 줬으면 한다. 또 기업이나 공공기관보다 약자인 개인에게 정보화격차가 발생하지 않고 똑같은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신경 써 줬으면 한다.
중개사업자 등 사업 참여 기업들이 지나치게 영리에 치우쳐서 오히려 장기적으로 손해를 보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메일은 세계에 수출 가능한 제도다. 하지만 초기 눈앞의 이득에 눈이 멀어 이를 놓칠 수 있다. 예를 들어 보안 문제에 신경을 쓰지 않아서 이 제도가 발전하지 못하는 사태를 막아야 한다. 참여 업체들은 조금 더 공익성에 초점을 맞추고, 이 제도의 성공적 정착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이병준=법률적으로 많은 행위를 문서로 진행한다. 이유는 문서로 하는 것은 말로 하는 것보다 확실하고 좀 더 신중할 수 있고 분쟁발생 시 증거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자거래기본법을 만들면서 전자문서도 문서와 동일하다는 항목을 만들었는데, 많은 다른 법령에서 이를 인정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이상한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이게 기본법인데도 불구하고 예외 조항 형태로 운영된다. 단적인 예로 인터넷 서점에 책을 주문하면 전자적으로 신청하지만 책을 수령하면 영수증이 종이문서로 인쇄돼 온다. 법으로 정해졌기 때문에 사업자들은 법 준수를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영수증을 발급한다.
전자거래기본법 자체에도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문서를 의무화하는 법을 신속히 개선해야 한다. 전자거래기본법은 예전엔 생성과 보관에만 초점을 맞춘 절름발이였지만 지금은 유통까지 포함하는 완성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제도적 장벽도 거의 없다.
◇사회=#메일 제도가 빠르게 정착돼 산업 경쟁력 제고와 IT비즈니스 모델을 해외에 전파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모두 수고하셨다.
정리=안호천기자 hca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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