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만드는 사람들]김용식 일리시스 대표

세상이 흉흉하다. 상식으로 납득할 수 없는 우울한 일이 연이어 발생했다. 관광지에서 일어난 관광객 피살에서 자살로 이어진 학교폭력, 아동 성추행까지 우리 눈을 의심케하는 비극이 잇따라 터졌다. 이들 사건은 대부분 인적이 드문 외진지역에서 발생했다는 게 공통점이다. 범죄의 온상인 보안 사각지대를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해답을 제시한 게 `일리시스`다. 일리시스는 CCTV와 연계한 영상 분석서비스 업체. 김용식 일리시스 대표(47)는 “흔히 CCTV를 설치하면 한숨을 돌리지만 CCTV도 사람이 감시한다는 면에서 한계가 있다” 며 “자동으로 감지할 수 있는 지능형 제품이 대안”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보고서에 따르면 운영 요원이 2대 이상 모니터를 동시에 감시하면 12분 경과시 위반 상황을 45%, 22분이 경과하면 95%까지 놓칠 수 있다고 한다. 사람을 쓰는 게 가장 안전한 듯 하지만 보안 분야에서는 오히려 시스템이 훨씬 효율적이라는 이야기다.

“영상 감시시스템도 진화를 거듭하기 때문입니다.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기술이 발전했습니다. 크게 3세대까지 나왔습니다. 1세대 제품은 단순히 움직임을 감지하는 `행동 감지(Motion Detection)` 수준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는 영상 픽셀을 기반으로 이동 물체를 확인하지만 변장과 위장 등에 취약하고 날씨와 기상 변화에 따른 대응이 쉽지 않았습니다.” 김 대표는 “여기서 진화한 게 2세대 `영상 분석(Video Analystic)`시스템”이라며 움직임 방향까지 감지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정적 영상에 그쳐 역시 보안면에서 한계가 컸다. “최근 나오는 3세대 제품은 이를 보완해 `자동 추적(Object Auto Tracking)`까지 가능합니다. PTZ카메라를 활용해 이상 물체를 감지하고 이를 끝까지 추적해 필요하면 경보나 이상 신호를 보내 위험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습니다.” 김 대표는 일리시스는 3세대 시스템의 선두에 있는 업체라고 강조했다.

일리시스는 기술력을 인정받으면서 화재로 일부가 전소된 `국보 1호` 숭례문을 상대로 보안 관제서비스를 구축 중이다. 이미 조선 왕릉과 4대궁·종묘 등 문화재와 군부대 등에 시스템을 공급했다. 일리시스는 포스텍 출신이 설립한 벤처기업. 9년 동안 영상 분석 솔루션 한우물만 고집했다.

김 대표는 지난해 일리시스를 인수하면서 보안 시장에 뛰어들었다. 원래 방송분야에서 잔뼈가 굵었다. 일본 이토추상사와 인연으로 2000년 쿠도커뮤니케이션을 설립하고 방송송출 시장에 뛰어들었다. 위성 송출장비를 앞세워 2005년 300만달러에 이어 2006년 500만달러, 2008년 1000만달러 수출탑을 수상했다. 한때 경영권 분쟁을 거쳤지만 지금도 국내 방송송출(NO)시장에서 `빅3`로 확실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그는 “일리시스는 순수하게 기술력을 보고 인수를 결정한 회사였다”며 “마케팅과 영업만 뒷받침되면 시장에서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지금은 영업과 마케팅은 쿠도가, 기술개발은 일리시스로 이원화했으며 사업 시너지를 위해 조만간 합병하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

“앞으로 물리적인 보안시장은 위험을 미리 감지해 예방하는 기술이 가장 중요합니다. 일리시스는 영상을 체계적으로 분석해 감지하는 지능형 영상 분야의 세계적 기업으로 클 수 있는 잠재력이 있습니다. 김 대표는 “시큐리티 주요 분야인 CCTV·DVR 분야에서 우리 기업은 이미 성공 신화를 만들었다” 며 “여기에 일리시스의 앞선 소프트웨어 기술력을 접목해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가겠다”고 힘줘 말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