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TV 업체들이 중국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다. 삼성전자 등 한국 업체에 이어 중국 토종 기업에도 밀려나면서 체면을 구긴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중국 남방도시보에 따르면 중국 가전 유통업체인 궈메이가 지난달 광저우 지역 TV 판매량을 조사한 결과, 삼성전자는 전년 동기 대비 30%가 늘어났다. 이에 반해 소니는 지난해와 동일한 수준을 유지하는 데 그쳤으며 파나소닉과 도시바는 작년에 비해 판매량이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TCL, 촹웨이 등 중국 TV 업체는 같은 기간 동안 판매량이 약 20% 늘어나 삼성전자의 뒤를 이었다.
경영 악화로 고전하고 있는 샤프는 올 1월부터 7월까지 중국 시장에서 TV 판매량이 전년 대비 39.3% 감소했다.
중국 시장에서 일본 TV 업체가 고전을 겪는 이유는 `엔고` 때문이다. 최근 엔화 강세로 일본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크게 떨어졌다. 42인치 LED TV의 경우 소니 제품은 중국 시장에서 최저가가 4300위안(약 77만원)이지만 촹웨이는 동일 사양의 제품을 3000위안(약 54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중국 기업들의 기술력 향상도 영향을 미쳤다. 중국 TV업체는 최근 LED와 3D, 스마트TV 등 프리미엄급 제품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일본 업체와의 기술 격차를 줄였다. 가장 큰 차이를 보였던 디자인도 끊임없는 투자를 통해 경쟁할 만한 수준까지 도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업계 전문가는 “중국 제품의 기능이 다양해지고 성능이 개선돼 중국 소비자로부터 인정받고 있다”며 “하지만 일본 제품은 대부분 중국 내에서 생산되면서 중국 TV업체와 동일한 부품을 사용하고 있어 소비자들이 일본제와 큰 차이를 못 느낀다”고 설명했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