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 보조금 싸움에 MVNO 등 터진다

이동통신사들이 벌이는 보조금 전쟁의 불똥이 이동통신재판매(MVNO) 사업자에게까지 튀었다. 지난 주말부터 이통사들이 거액의 보조금을 지급하면서 MVNO 가입자가 대거 이탈했고 신규 가입자도 큰 폭으로 줄었다. MVNO 사업자들은 방송통신위원회가 보조금 규정을 위반한 사업자들을 신속하게 제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13일 MVNO 업계에 따르면 통신사들이 보조금 경쟁을 시작한 최근 1주일간 가입자 이탈과 신규 가입자 감소가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보조금 지급액이 높아지면서 공짜폰에 오히려 돈을 받고 가입하는 상황까지 발생하면서 저렴한 요금을 내세운 MVNO와 차별성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A MVNO 업체는 지난 1주일간 해지율이 최근 3개월 일일 평균 해지 건수 대비 36%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개통 건수는 최근 3개월 일일 평균보다 약 37% 감소했다. 위약금 관련한 문의도 크게 증가했다.

A사 관계자는 “보조금 관련 뉴스가 많이 보도된 이후 11일부터 위약금 관련 단순 문의가 큰 폭으로 늘었다”면서 “최근 3개월 평균 문의는 일일 평균 55건이었는데 11일에는 무려 176건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통신사들이 경쟁적으로 보조금을 높이면서 갤럭시S3같은 최신 단말기도 저렴하게 살 수 있게 된 것이 MVNO 영업에 직격탄이 됐다”며 “불법 보조금을 묵인하는 것은 MVNO 활성화에 정면으로 역행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른 MVNO업체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B MVNO업체 관계자는 “이번주 들어서면서 해지 가입자가 갑자기 늘었다”고 말했다.

MVNO 업체들은 아이폰5 국내 도입을 앞두고 삼성전자, LG전자, 팬택 등이 이달 말과 내달 초에 최신 단말기를 잇따라 내놓으면 다시 한번 보조금 전쟁이 벌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에 따라 방통위가 서둘러 나서서 과잉 보조금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한편 방통위는 과잉 보조금 경쟁이 계속되자 13일 시장조사에 착수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