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성전자가 밝힌 G-ERP 구축 위한 3가지 원칙

삼성전자가 글로벌 실시간 경영의 선두주자가 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글로벌 전사자원관리(G-ERP) 통합 프로젝트의 성공 비법을 전격 공개했다.

14일 김홍기 삼성전자 정보전략팀 전무는 SAP 창립 40주년 기념 `SAP포럼 서울` 콘퍼런스에서 `글로벌 원(One) ERP`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삼성전자의 G-ERP 프로젝트의 성공 요인을 밝혔다. 그동안 삼성전자의 글로벌 ERP 프로젝트는 업계와 언론을 통해 무수히 회자됐지만 실질적인 프로젝트 배경 및 운영 노하우가 알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홍기 삼성전자 정보전략팀 전무가 SAP 창립 40주년 기념 `SAP포럼 서울` 콘퍼런스에서 자사 글로벌 ERP 통합 구축 사례 노하우를 발표하고 있다.
김홍기 삼성전자 정보전략팀 전무가 SAP 창립 40주년 기념 `SAP포럼 서울` 콘퍼런스에서 자사 글로벌 ERP 통합 구축 사례 노하우를 발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운영 효율성을 높이고, 국제회계기준(IFRS)·사업 구조 변화 등 대내외 경영 여건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기존 ERP를 전면 수정해 2007년부터 글로벌 통합ERP 시스템을 구축했다.

삼성전자는 G-ERP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3가지 원칙을 내걸었다. 첫 번째는 표준화·최적화로 전사 프로세스를 전세계적으로 통합하는 것이었다. 법인간 거래 및 납품 지시 등 모든 업무 프로세스를 글로벌 베스트 프랙티스를 기반으로 전사 표준프로세스로 만들었다. 사업부·지역별로 특화된 프로세스는 최소화했다.

김 전무는 “프로세스를 없애는 게 가장 최선이겠지만 있다면 가장 간단하고 적게 만드는 것이 성공의 열쇠”라고 강조했다.

두 번째 원칙은 데이터 표준화를 통해 글로벌 언어를 통일하는 것이었다. 사업장별로 개별 운영되던 것을 전사 단일 기준정보로 통합했다. 이는 사업장별 차이가 컸던 운영 수준을 상향 평준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세 번째 원칙은 중앙집중화된 ERP 거버넌스 체제를 확보하는 것이었다. 이를 통해 개별 지역에서 운영되던 60여개의 ERP 시스템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했다.

김 전무는 “다소 무식한 측면도 있지만 최대한 짧은 기간내 구축한 뒤 통합된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고 유지해 나가는 데 전력을 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시스템 구현 과정에 많은 경영 변화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한 목표만 세우고 최대한 빨리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목표(to-be) 프로세스를 설계하는 것을 시작으로 글로벌 통합 ERP 시스템을 전 사업장에 적용하기까지 총 3년2개월이 소요됐다. 당시 업계 전문가들은 프로젝트 기간으로 7~8년을 예상했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통합 ERP 시스템 구축으로 전 세계 직원들이 언제 어느 곳에서나 동일 데이터에 실시간으로 접근해 동일 환경에서 업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됐다. 특히 법인간 거래 프로세스가 12단계에서 5단계로 줄어드는 등 불필요한 단계 제거로 업무생산성을 크게 높일 수 있었다.

김 전무는 “시스템 구축도 중요하지만 유지는 더욱 중요하다”면서 “삼성전자는 글로벌 SVC 데스크를 운영해 24시간 사업장 지원체제를 운영하고 있으며, 지속적인 시스템 튜닝 작업으로 성능을 개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G-ERP 통합 효과를 제품수명주기관리(PLM), 생산관리시스템(MES), 고객관계관리(CRM) 등 확장 ERP 영역으로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