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온라인 동영상 업계, 자체 드라마로 젊은층 유혹 나서

미국 온라인 동영상 업체들이 자체 제작한 드라마로 차별화에 나섰다. TV 프로그램이나 영화만으로는 모바일 단말기 등을 통해 동영상을 즐기는 젊은 고객층 확보가 어렵기 때문이다.

자체 드라마 제작에 가장 먼저 나선 온라인 동영상 업체는 넷플릭스. 이 회사는 지난 6월 첫 번째 자체 드라마 `릴리해머`를 선보인 이후 올해 말부터 내년까지 총 4편의 자체 드라마를 잇따라 내놓을 예정이다.

연말에 두 번째 자체 제작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까지 방영하면 가입자들의 월간 최대 시청 기록인 10억시간을 가뿐하게 갱신할 것으로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최고경영자(CEO)는 자신했다. 이 드라마는 1990년대 영국에서 인기를 끌었던 정치드라마의 리메이크판으로 현대 미국 정치의 내막을 그린 작품이다. 헤이스팅스 CEO는 “제작 비용은 전체 26회를 모두 포함해 약 1억달러가 소요됐으나 케이블TV나 다른 동영상 사이트와의 치열한 유료 회원 확보 경쟁을 위해서는 필요한 투자”라고 설명했다.

미디어 기업인 뉴스코퍼레이션과 디즈니 등이 공동 출자한 훌루(Hulu)도 자체 시청자 확보를 위한 프로그램 제작에 힘을 쏟는다. 훌루는 위스콘신주에서 선거 활동을 다큐멘터리풍으로 그린 드라마 `배틀 크라운드`를 지난 2월부터 선보였다. 훌루 관계자는 이 드라마를 통해 케이블TV의 인기 프로그램과 비슷한 규모의 시청자를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아마존은 자체 제작보다 동영상 모집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아마존은 지난 2010년말 자체 동영상 콘텐츠 확충을 위해 아마추어나 독립영화 제작자에게 영상이나 아이디어를 모집하는 `아마존 스튜디오` 사이트를 개설했다. 현재까지 700개 이상 영상 작품이 제출돼 이 중에서 선정된 15개 작품은 영화로 제작할 예정이다. 아마존은 앞으로 코미디와 어린이 동영상 콘텐츠 제작에 나설 방침이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컴스코어에 따르면 미국 네티즌 중 인터넷 동영상 시청비율은 18~24세가 87%, 25~34세는 84%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저예산 프로그램이라도 내용이 차별화되고 흥미를 끌 수 있다면 대형 방송사가 제작한 TV 드라마와도 충분히 경쟁할 수 있다는 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업계의 판단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조만간 미국에서는 인터넷으로만 볼 수 있는 인기드라마가 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