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의 3D 컨버팅(3차원 입체영상 변환) 분야 한미합작투자사업(법인명 갬코)이 미국측 회사의 기술력 부족으로 무산됐다.
광주시가 역점 추진하던 한미합작투자사업이 백지화됨에 따라 사업 실패에 대한 책임 소재와 예산 낭비 문제 등을 놓고 법적·정치적 공방이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광주문화콘텐츠 투자법인(GCIC) 김병술 사장은 16일 광주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 12∼14일 미국 LA 현지에서 미국 측 회사인 K2AM이 보유하고 있다는 3D 컨버팅 기술력을 테스트한 결과, 애초 계약조건대로 GCIC 기술력의 10배에 달해야 하는데 5.8배로 미달했다”며 기술력 테스트 실패를 공식 발표했다.
K2AM은 기술자 1명이 1시간 동안 0.5초 분량의 2D를 3D로 변환시킬 수 있는 GCIC 기술력의 10배에 해당하는 5초 분량의 2D를 3D로 변환시키는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고 했으나 테스트 결과 2.9초의 분량의 2D를 3D로 변환시키는 `기술력의 한계`를 보여줬다.
GCIC는 광주시 출연기관인 광주정보문화진흥원이 한미합작투자사업을 위해 100% 출자한 법인이다.
김 사장은 “한미합작투자사업 책임자로서 사업을 중단할 수밖에 없게 된 점에 대해 통렬하게 반성하고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K2AM에 920만 달러 위약금을 청구해 이미 송금한 650만 달러를 회수하겠다"며 "K2AM 책임자와 관계자를 형사고발하는 문제와 계약위반이 사기혐의에 해당하는지 여부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강운태 광주시장은 별도의 기자회견을 갖고 "갬코 사업이 차질을 빚게 된 점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하고 시민에게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기술력 테스트 전에 사업을 중단하라는 요구가 있었으나 기술력 테스트를 함으로써 K2AM의 책임을 명확히 해 920만 달러 위약금에 대한 권리를 확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광주시는 지난 2010년 10월 3D 컨버팅 분야 기술력을 도입하고자 미국 문화기업체인 K2AM과 협상을 한 끝에 2011년 11월 1100만 달러 규모의 워크스테이션(고성능 PC) 100대를 도입하기로 했었다.
이후 광주시는 650만 달러를 K2AM에 송금한 뒤 기술력을 입증해달라고 요청했으나 K2AM은 자금 사정이 여의치 않다는 등의 이유로 몇 차례 기술력 테스트를 연기했었다.
이와 관련, 감사원은 지난 5월 미국 측 회사가 실제 3D 변환작업을 해 본 실적이 없고,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기술이 사실은 다른 회사의 상용 소프트웨어로 원천기술을 전혀 보유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따라서 미국 업체에 송금된 650만달러의 손실이 발생했다며 김병술 사장을 배임 혐의로 고발하는 한편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방안을 강구하라고 통보해 현재 검찰이 수사 중이다.
전국취재팀 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