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풍력사업 몸집 줄인다

현대중공업의 풍력사업이 흔들리고 있다. 제주도 해상풍력 사업 하차를 결정한데 이어 중국 풍력터빈 제조공장의 생산능력을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말 중국 산둥성 웨이하이시에 준공한 연산 600㎿ 규모 풍력터빈 제조공장의 생산규모를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절반인 300㎿로 생산능력을 조정하고 대신 풍력 관련 다른 부품을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현대중공업은 이곳에서 2㎿급 풍력터빈을 생산해 중국을 주요 타깃으로 세계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현대중공업이 울산 조선소에 설치한 1.65㎿급 풍력발전기.
현대중공업이 울산 조선소에 설치한 1.65㎿급 풍력발전기.

업계는 풍력발전기 운영실적 부족 등으로 수주가 많지 않은 반면 생산능력이 너무 커졌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현대중공업은 전라북도 군산 공장(연산 600㎿)을 포함해 국내 최대 규모인 총 1.2GW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4월 핀란드 전력회사와 16㎿ 규모 공급계약을 맺은 후에는 별다른 중·대규모 해외수주 소식이 없다.

특히 중국은 시노벨·골드윈드 등 현지 대형업체들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어 공략이 쉽지 않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베스타스·가메사와 같은 세계적인 업체들도 중국에 공장을 세웠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은 국내 육·해상 풍력사업에서 다양한 참여를 시도하고 있지만 1.2GW 생산능력을 따라가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현대중공업은 중국 공장 생산능력 축소 계획에 대해 “아직 검토 수준”이라고 밝혔다. 시황이 좋지 않은 만큼 다양한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중국 풍력시장 공략을 포기한 것은 아니며 다양한 해외 시장 공략을 위한 기술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중국 공장 생산능력 조정에 대해 아직 확정된 바는 없으며 시장이 어려운 만큼 다방면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이라며 “해외 업체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기술개발에 더욱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판단해 관련 인력을 증원하고 연구소 사람들을 공장에 전진배치 해 긴밀하게 교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