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17일 창조적 서비스를 통한 양질의 일자리 확대를 대선후보 확정 이후 첫 공약으로 제시했다. 또 노동계의 지나친 요구가 기업 경영에 압박이 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구로 서울디지털단지(G밸리) 내 태평양물산 회의실에서 “성장의 결과로 일자리를 늘리는 게 아니라 일자리를 늘려 성장하는 쪽으로 패러다임을 바꾸겠다”며 “카카오처럼 `포용적 성장`, 사회 가치에 기여하는 게 성장동력이 되는 `공유가치 성장`이 일자리를 늘리는 방안”이라고 말했다.
전날 민주당 대선후보로 선출된 문 후보는 이날 아침 8시 30분 국립현충원을 참배한 후 첫 발걸음을 G밸리로 돌렸다. 옛 구로공단이 있던 이곳은 변화의 상징이고, 노동의 산실이라는 점에서 `일자리 대통령`으로서 입지를 다지는 의미가 담겼다.
문 후보가 밝힌 일자리 창출 전략은 세 가지로 요약된다. 일단 고용률과 중산층 비율을 각각 OECD 평균인 70%, 80%까지 올리겠다고 밝혔다. 지난 10년간 종업원 수가 줄어든 대기업보다는 꾸준히 고용 인력이 는 중소기업에서 일자리 창출 해법을 찾았다. 또 대기업·중소기업 간 불공정거래 관행을 고쳐 중소기업에서도 양질의 일자리를 늘릴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고등학교 졸업 후 중소기업에 취업하면 국가가 대학 진학 장학금을 지원하는 등 구체적인 방안도 내놨다.
두 번째 일자리 늘리기 방안은 노동시간 단축으로 일자리를 분배하는 것이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유도하고 공공부문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마지막으로 좋은 일자리가 줄어들지 않도록 정리해고 요건을 까다롭게 고치는 등 제도적 정비도 다짐했다. 정년을 연장해 국민연금 수령 때까지 공백 기간을 없애는 것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참석한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은 “연대보증제 폐지 등 중소기업을 괴롭히는 문제들을 정책에 반영해달라”고 주문했다. 이석우 카카오 대표는 “안랩은 무료 백신, 카카오톡은 무료 문자를 제공하는 등 기존 경제관념을 뛰어넘는 새 가치를 창출해 일자리를 늘렸다”며 “이런 기업 많이 나올 수 있도록 해준다면 일자리 창출은 저절로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배 한국경영자총협회 상임 부회장, 이영재 서울디지털산업단지 경영자 협의회장, 한지혜 청년유니온 위원장 등 경제계·노동계 인사 100여명이 참석했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