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마다 독창적이고 튀는 아이디어로 무장했다. 모두 세계를 지배하겠다고 한다. 두려울 게 없다. 제2의 빌 게이츠, 스티브 잡스, 마크 저커버그를 꿈꾸는 새내기들이다. 실패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멘토와 벤처캐피털도 적극적이다. 스타트업과 엔젤·벤처캐피털 사이엔 지리적 위치도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 인터넷으로 언제든지 소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로지 기발한 아이디어와 열정만 있으면 된다.
전자신문이 창간 30주년을 맞아 찾은 미국·영국·독일·이스라엘·네덜란드 등 세계 8개국에서 만난 스타트업 주인공들의 공통점이다.
세계가 스타트업으로 뜨겁다. 열기로만 보면 미국 실리콘밸리의 성공신화를 꿈꾸던 1990년대 중·후반 대한민국 닷컴(벤처 투자) 열풍을 보는 느낌이다. 하지만 당시 대한민국의 닷컴 열풍과는 분명히 다른 점이 있다. 기발한 아이디어와 도전정신으로 무장한 스타트업 옆에 항상 있는 차별화된 멘토다. 멘토는 엔젤투자자 역할만 하는 게 아니다. 협력사를 찾아주기도 하고 기술적 한계를 해결해주기도 한다. 때로는 마케팅을 돕고 스타트업 최고경영자(CEO)의 고민도 들어준다. 멘토를 보고 벤처캐피털이 투자를 결정하기도 한다. 스타트업 CEO 못지않게 멘토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다.
대한민국 닷컴 열풍은 닷컴 버블로 막을 내렸다. 과열된 투자 열기는 거대한 거품을 만들었고 거품 안에서는 도덕적 해이가 난무했다. 벤처 열풍을 타고 일부 묻지마 투자와 멘토를 자처한 기획집단이 결탁했기 때문이다. 묻지마 투자를 유도한 기획집단으로 인한 피해는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선의의 투자자뿐만 아니라 정책을 장려한 정부에도 씻기 힘든 상처를 남겼다. 다른 나라에서는 꿈·미래·희망을 나타내는 `벤처`를 대한민국에선 유독 색안경을 끼고 보는 이유다.
이제 벤처가 스타트업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뛴다. 과거의 오명을 떨쳐내고 꿈과 미래, 희망을 나타내는 성숙한 스타트업으로 거듭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