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프제작소, 제조업 창업자 모두 모여라

한국의 `테크숍(Tech Shop)`을 표방하는 `셀프제작소`가 제조업 기반 창업자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가동했다. 경기지방 중소기업청이 지난달 오픈한 셀프제작소에는 레이저커터, 3D 프린터, 플라즈마 절단기 등 시제품 제작에 필요한 고가 장비 95종이 한자리에 모여 있다. 창업자는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무료로 공간과 장비를 이용할 수 있다.

경기지방 중기청이 운영하는 셀프제작소. 이곳에선 다양한 장비를 무료로 이용해 시제품을 만들 수 있다.
경기지방 중기청이 운영하는 셀프제작소. 이곳에선 다양한 장비를 무료로 이용해 시제품을 만들 수 있다.

셀프제작소는 미국과 유럽에서 주목받고 있는 `테크숍`과 `팹랩(Fab Lab)`이 모태다. 체인점 형태로 운영되는 테크숍은 한달에 120달러 내외 비용으로 다양한 공작기계를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다. 장비와 함께 각종 교육을 제공하며 실리콘밸리 등 미국 전역 5개 지역에서 운영되고 있다. 팹랩은 다양한 전공을 가진 학생이 장비를 이용해 자신의 아이디어를 시제품으로 만드는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의 수업에서 시작됐다. 학생들이 디지털 기술을 이용해 사물의 원리를 이해하고 설계·제작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다는 교육적 효과가 부각되며 현재 36개국에서 127개 팹랩이 운영되고 있다.

경기지방 중기청은 스타트업 지원 비영리기관 타이드인스트튜트와 함께 셀프제작소 장비 활용을 위한 `무엇이든 만들 수 있는 타이드 워크숍`이라는 이름의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교육은 제조업 기반 창업자에 초점을 맞췄다. 별도의 고가 장비가 필요하지 않은 웹·애플리케이션 기반 창업자와 달리 제조업 창업자는 장비 마련이 쉽지 않다. 장비를 자주 접하기 힘들다 보니 장비 활용에 대한 이해가 높지 않아 충분한 교육이 병행돼야 한다는 판단 때문이다.

1차 워크숍에는 2D-3D 설계법 기초·중급, 시제품 모형을 직접 제작할 수 있는 캐스팅(Casting)제작과 활용, 금속가공 기초, 전자회로 초중급 등의 교육이 개설돼 현재 지원자 모집 중에 있다.

고산 타이드 대표는 “현재 창업 열기가 뜨겁지만 대부분 웹서비스·애플리케이션 창업에 집중돼 있다”며 “국가 경제 기반이 제조업임을 감안할 때 하드웨어 및 제조업 기반 창업 활성화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기지방중기청 관계자는 “셀프제작소에선 시제품 제작에 필요한 공간과 장비뿐만 아니라 이용자 스스로 장비를 사용할 수 있도록 보유 장비에 대한 사용법과 안전교육도 받을 수 있다”며 “다른 분야 창업자와의 협업으로 새로운 기술을 개발할 수 있는 만남의 장 역할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