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안전·전자파 분리인증 실시 이후 기술표준원 산하 인증기관이 민간기관에 까다로운 특정 인증서를 강요해 논란이다. 자연스럽게 인증 수요가 기표원 산하 인증기관으로 몰리면서 불공정 시비가 불붙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기술표준원 산하 시험·인증기관 KTC, KTL, KTR이 전기안전 인증 부여시 민간 시험기관에 한국인정기구(KOLAS) 성적서를 필수로 요구하고 있다.
반면에 기업이 KTC, KTL, KTR에 직접 인증을 신청하면 KOLAS 성적서는 기업의 요청이 있을 경우에만 발급한다.
KOLAS는 기표원 산하 정부기구로 이 기구 인증은 권장사항이지만 필수는 아니다. 민간 시험기관들은 이 때문에 “불공정하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KTC, KTL, KTR와 민간 시험기관은 전기안전·전자파 국가 공인 시험기관이란 측면에서는 동일하지만 기표원 산하 3곳은 시험은 물론이고 전기안전 인증을 부여할 수 있는 권한을 가졌다. 민간 시험기관이 전기안전 인증을 받기 위해선 3곳 중 한 곳을 거쳐야 한다.
정부는 지난 7월 전자·전기제품을 대상으로 전기안전·전자파 분리인증을 시작했다. 기존 지식경제부와 방송통신위원회에서 품목별로 시행하던 인증을 지경부(기표원, 전기안전), 방통위(전파연구원, 전자파)로 나눠 중복업무를 없애고 전문성을 강화한다는 취지다.
기표원 산하 시험·인증기관이 분리인증 이후 전자파 인증을 받은 제품에 KOLAS 성적서를 요구하면서 이 제도에 대한 불만도 커지는 양상이다.
실제로 한국정보통신시험기관협회 최근 조사에 따르면 지난 3개월간 `원스탑 인증` 처리실적은 기표원 쪽에 몰렸다. 협회에 따르면 지난 6월부터 22개 민간 시험기관에서 통합처리지침에 의거해 발급한 인증건수는 총 121건을 기록했다. 같은기간 기표원 산하 KTC, KTL, KTR 등 세 곳은 총 352건의 인증을 처리했다.
기표원 산하기관 한 곳의 평균처리 건수는 111.73건으로 민간기관 한 곳 평균처리건수(4.5개)의 30배에 가깝다.
불공정 시비가 잇따르자 기표원은 수습에 나섰다.
기표원 관계자는 “정부 공식 입장은 민간이나 산하기관이나 우선 KOLAS 성적서를 기반으로 인증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라며 “하지만 (민간에만 KOLAS가 요구되는 등) 일부 미비한 점이 보고돼 원스톱 체계 정착을 위해 여러 개선방안을 찾는 중”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