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SW산업을 키우자]<10>호남권SW품질역량센터-문화콘텐츠 기술력 날개 달다

흔히 호남을 `예향의 도시`라 부른다. 문화자원이 곳곳에 널려있고 문화예술 관련 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호남을 찾는 외지인들은 맛과 멋에서 감탄사를 연발한다. 아무 식당이나 문을 열고 들어가도 맛난 음식을 먹을 수 있고 허름한 이발소에도 아름다운 동양화(?) 한 점은 걸려있을 정도다. 이 때문에 호남은 `문화산업 성공 DNA`가 잠재된 지역으로 불린다.

호남권 3개 IT지원기관에 설치된 SW품질역량센터는 지역SW기업의 애로기술해소와 품질역량 향상을 위해 지난해 6월 설립됐다.
호남권 3개 IT지원기관에 설치된 SW품질역량센터는 지역SW기업의 애로기술해소와 품질역량 향상을 위해 지난해 6월 설립됐다.

산업근대화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뒤쳐진 호남이 문화콘텐츠 산업 육성에 잰걸음을 보이고 있다. 최근 화두로 떠오른 SW산업 활성화를 통해 미래먹거리를 마련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엿볼 수 있다.

광주를 비롯한 전남북 지자체도 문화산업 인프라 구축을 비롯해 기업유치, 마케팅 지원에 사활을 걸고 있다. 어려움도 있다. SW품질관련 지원기관이 수도권과 경기지역에 집중되다 보니 지역 IT·SW업체는 시간·경제적으로 부담을 호소한다. 계약상 납기 등 주어진 일정에 맞춰야 하는 상황에서 품질 테스트와 컨설팅을 받기 위해 먼 거리를 오가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일이다.

이 같은 지역기업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6월 호남권 3개 IT지원기관에 호남권 SW품질역량센터가 설립됐다.

지식경제부 지역소프트웨어 육성산업 예산 10억원이 투입됐다.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 광양만권 u-IT연구소, 전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에 설치돼 운영 중이다.

광주는 패키지SW, 광양은 임베디드SW, 전주는 모바일SW로 특화해 호남권 지역 업체에 대한 SW 품질관리와 테스트를 담당한다.

이들 센터는 SW와 같은 지식산업 지원에서 소외된 지역 SW기업에 SW품질을 높이기 위한 교육과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기업은 GS인증 등 SW인증을 위한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게 됐다. 품질 강화와 향후 업그레이드 방향까지 전체적인 SW개발 비용과 시간도 절감됐다.

개소한지 1년 밖에 안됐지만 가시적인 성과도 나오고 있다. 지금까지 500여건의 지원 서비스를 수행했다. 지역SW센터 설치되기 전 SW공학센터가 수행한 서비스보다 300%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SW품질 지원에 관한 지역 중소SW기업의 잠재 수요의 크기를 잘 대변한다.

김지홍 호남권SW품질역량센터 선임연구원은 “글로벌 SW기업은 오래 전부터 고품질 SW제품을 만들고 유지하기 위해 다양한 품질관리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며 “지역 SW제품에 대한 국내·외 경쟁력과 품질에 대한 인식을 높여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업지원 성과도 두드러졌다.

에스엠소프트웨어(대표 박영임)는 고효율 집광형 태양광발전설비기반 녹색에너지관리시스템의 성능개선을 지원받았다.

녹색에너지관리시스템은 태양을 실시간으로 추적하는 장치를 탑재하는 전문기술로 고효율 녹색에너지 생산·관리 시스템이다. 전남 목포에 위치한 이 회사는 SW품질 향상과 프로세스 개선에 힘을 쏟고 있지만 전문기관이 수도권에 집중되다 보니 경제적·시간적 비용이 만만치 않았다.

특히 지난해 7월 지식경제부의 공공기관 SW 기술성 평가기준이 개정되면서 SW프로세스 품질인증을 획득한 기업에 대한 우대 근거가 마련되면서 이 회사는 SW품질역량에 사활을 걸었다. 비슷한 시기에 호남권SW역량센터가 문을 열었고 수차례 상담을 거쳐 SW프로세스 컨설팅을 받고 있다.

최근 일본 및 미국 태양광발전 전문업체와 양해각서(MOU)를 교환하는 등 해외수출 판로 개척과 기술 교류에도 적극적이다.

광주첨단산단에 위치한 알엠텍(대표 정대의)도 SW품질인증 향상에 적극적이다. 중소기업 현실에 적합한 프로세스를 체계화하는 한편 SP인증을 획득하기 위해 지난해 호남권SW역량센터의 전문컨설팅을 받았다.

컨설팅을 통해 공정간 이동실적, 제품별 작업 순서관리, 불량분석 등의 SW역량이 20%이상 개선되는 효과를 얻었다. 계약상 납기준수 등을 위해 빠듯한 일정을 맞춰야 하는 상황에서 품질 테스트와 컨설팅을 받기 위해 먼 거리를 오가던 것을 20분 거리에 위치한 호남권SW품질역량센터에서 해결할 수 있었다.

정대의 알엠텍 대표는 “SW인증을 위한 비용을 줄일 수 있게 됐으며 품질강화와 향후 업그레이드 방향까지 장기적인 마스터플랜수립에 큰 도움을 받고 있다” 면서 “지역SW제품에 대한 국내외 경쟁력 향상과 품질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광진 지역SW산업발전협의회장은 “지역SW품질역량센터는 명칭 그대로 지역 SW제품의 품질을 책임지는 품질관문(Quality Gate)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며 “지역 SW품질 서비스 수요를 충족시키고 동시에 지역 SW산업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광주=서인주기자 si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