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 TV 패널 투자는 소극적, 크기는 대형화.... 내년 하반기에는 공급 부족 몰고 오나

LCD TV 시장 규모가 2분기 연속 전년 대비 감소하면서 LCD 패널업체들은 투자는 진행하지 않고 패널 크기는 키우는 전략을 경쟁적으로 펼치고 있다. 이로 인해 내년 말이나 내후년에는 공급부족 상황까지 빚어지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LCD TV 출하량은 1·2분기 연속 전년 대비 감소했지만 패널 업체들은 사이즈를 키운 제품 양산에 공을 들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는 지난 LCD TV 전년대비 성장률은 1분기와 2분기에 각각 -3.1%와 -1.5%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했다.

수요 감소에도 패널 가격은 떨어지지 않고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패널 제조사가 가동률을 조정함으로써 재고를 조절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증산 투자는 꿈도 꿀 수 없는 분위기다.

하지만 3분기부터 회복세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3분기와 4분기 성장률은 3.1%와 4.9%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성장률이 높지는 않아도 지속적으로 유지돼 내년 4분기에는 처음으로 700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가운데 불황을 극복하기 위해 패널 제조사들은 앞다퉈 차별화된 제품을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차별화된 제품은 기존 제품과 가격은 비슷하면서 크기는 큰 제품을 말한다.

대만회사들은 37인치와 경쟁하기 위해 39인치 제품을, 46·47인치 제품과 경쟁을 위해 50인치 제품을 내놓았다. 삼성디스플레이도 중국에서는 기존 전략 크기(40·46인치)보다 큰 43·48인치 제품을 중국에 출시했다. LG디스플레이는 모니터와 노트북 패널을 생산하던 6세대 라인을 조정해 고사양 스마트폰용 패널 라인으로 전환하는 중이다.

주력 제품 크기도 점차 커지고 있다. 40인치대 LCD TV 수요가 급증해 중심이 30인치 대에서 40인치대로 옮겨가고 있다. 지난 2분기 LCD TV 수요가 줄어든 와중에도 40인치대 수요는 전년 대비 15%가 증가했다.

수요가 줄었지만 크기가 커지면서 패널 제조사들은 가동률을 유지해 재고를 조절할 수 있었다. 가격 변동이 없었던 주요 이유로 점쳐진다. 삼성과 LG 가동률은 90%대 중반에 이른다. 대만 현지언론에 따르면 대만 AUO와 CMI도 풀가동에 근접해 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언론은 BOE도 수율과 가동률이 90%대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증산은 없다. 지난해 4분기부터 중국 BOE와 CSOT가 8.5세대(2200×2500㎜) 가동을 시작한 것이 마지막이며, 삼성과 LG가 중국 공장 공사를 시작한 정도다.

이 같은 분위기가 지속될 경우 이르면 업계는 내년 말 패널 공급 부족 사태도 벌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공급 부족 분위기가 감지 된 후 생산량을 늘리려면 6~12개월은 걸리기 때문에 몇 달 이상 지속될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더 큰 크기의 제품에 대한 수요가 생기거나 보조금 등 정책으로 수요가 조금만 늘어나도 공급 부족 사태가 생길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