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원장은 19일 우리사회에 얽힌 문제를 푸는 해법으로 `디지털마인드`와 `수평적인 리디십`을 제시했다. 그는 이날 정치경험이 전무하다는 평에 대해 “디지털마인드와 수평적인 리더십이 우리의 문제 풀수 있다”며 “IT, 의학, 경영분야에서 쌓은 다양한 지식과 경험이 플러스가 돼면 됐지 손해될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역설했다. 집권하게 되면 국정 전반이 디지털 기반위에서 수평적이고 투명하게 이뤄질 것임을 밝힌 대목이다.
국가 성장 전략에 대해 그는 “지식산업시대에 역행하는 옛날 방식의 의사결정구조로는 미래를 열어갈 수 없다”며 “지금 논의되고 있는 경제민주화와 복지는 성장동력과 결합하는 경제혁신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융합적 인생…융합으로 문제 풀 것
이날 안 원장은 “융합적 사고를 가져야만 문제해결이 가능하다”며 “문제를 중심에 두고, 어떠한 분야의 전문가가 필요한가를 모으는 능력이 있어야만 국가적인 난제를 풀 수 있다”고 말했다. ICT·의학·경영학 등 거의 전 분야 학문을 통섭해온 전문가다운 해법이다. 정치력은 정치 경험의 장단을 떠나 이런 융합적 사고와 문제 해결 능력으로 판가름 난다는 것이다.
안 원장은 공식적인 국가 ICT 정책을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본격적인 대선 행보에 나서면 다른 후보와 차별화를 위해 ICT대통령을 내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안 원장은 현 정부 들어 국가정보화전략위원회 등 ICT 관련 국가 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다. 그러나 실질적인 활동은 많지 않았다. 안 원장은 최근 발간한 `안철수의 생각`을 통해 이런 이유를 밝혔다.
현 정부에게 정책제안을 했으나 잘 받아들여지지 않아 몇 번 더 제안하고는 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ICT 인들이 향후 안 원장의 ICT 정책이 현 정부 정책과 크게 다를 것이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과학기술인의 기대도 크다. 현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으로서 과학기술과 융합에 대한 깊은 관심과 지식을 갖고 있다. 국가적인 과학기술 정책을 마련하고 과학기술인을 우대해야 한다는 생각도 확고하다. ICT와 과학기술 분야 전담부처인 옛 정보통신부와 옛 과학기술부 부활에 대해서는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ICT와 과학기술 정책에 대한 컨트롤타워 필요성을 긍정적으로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무조건적인 옛 정통부 부활보다는 변화된 ICT 환경에 맞는 전담조직을 고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과학기술부 부활도 같은 맥락에서 고민 중이다.
◇공직 혁신·집단지성을 통한 국가운영
안 원장은 “빚진 게 없는 대신, 공직을 전리품으로 배분하는 일 만큼은 결코 하지 않을 것”이라며 “조직과 세력 대신 나라를 위해 애쓰시는 모든 분들과 함께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집권 논공행상 대신 정확한 공직 규율을 지키겠다는 선언으로 받아들여졌다.
또 복지·민생 등 여러 현안에 대해선 “대통령 한 사람의 힘으로 5년 만에 모든 문제를 해결 할 수 없다”고 전제한 뒤 “대한민국은 이미 현명한 국민들과 많은 전문가들이 요소요소에서 각자가 역할을 하는 커다란 시스템을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재벌 개혁 등 경제민주화도 차근차근 차별화해간다는 전략이다. 경제민주화를 위해 대기업 집단 개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안 원장은 `안철수의 생각`에서 “재벌그룹은 현행 법규상 초법적 존재”라며 “기업집단법 제정이 필요하고 대기업에 의한 특혜를 줄여 중소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원장의 이러한 생각에는 과거 벤처기업을 설립, 중소기업 CEO로서 겪었던 경험도 반영돼 있다.
최근 대선 경쟁이 본격화 되면서 경제민주화의 한 축으로 출총제 부활이 정책 이슈로 떠올랐다. 이에 대해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부활을 반대했고, 문 후보는 찬성했다. 금산분리 강화, 순환출자 폐지 등 야당의 `대기업 집단 개혁 3대 정책`에도 모두 찬성하는 입장을 보였다.
◇일자리 창출과 연계된 복지 필요
복지정책에 있어서는 취약계층에 대한 선택복지를 유지한 가운데 점진적으로 보편적 복지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원장은 “세금을 많이 내는 사람이나 적게 내는 사람이 모두 세금을 낸 것에 대한 복지 혜택을 받아야 한다”면서 “그래야 세금을 많이 내는 사람도 불만이 없다”고 말했다. 복지재원은 법인세와 부유세를 조정하고 보편적 증세가 뒤따라야 한다는 생각이다.
안 원장은 복지를 일자리와의 선순환 구조로 보고 있다. 지난 5월 부산대 특강에서 안 원장은 “복지는 단순한 분배와 소비가 아닌 일자리 창출이 이뤄지는 선순환 구조에서 마련해야 한다”면서 “복지국가가 되기 위해 주거·건강·노후 등 불안 요소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산층 가족 중 누구 한명이 아프거나 실업자가 되면 바로 저소득층으로 떨어지게 되는 사회구조에는 문제가 있다는 설명이다.
교육정책에 있어서는 고등학교까지 무상 교육 확대, 반값 등록금 실현 등을 주장했다. 국공립 보육시설이 전체 아동의 30%까지 수용할 수 있도록 보육 시설도 확대할 계획이다. 문·이과 통합, 튜터링시스템 도입도 제안했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