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미국 이용자의 3.5%(약 560만명)가 13세 미만 아동인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예상된다. 미국은 13세 미만 아동이 인터넷에 가입할 경우 부모의 동의를 받게 돼 있으나 페이스북은 본인 검증 과정을 만들지 않아 무방비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20일 로이터는 페이스북이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문서를 바탕으로 페이스북이 아동 온라인개인정보보호법(COPPA)을 지키지 않고 있다고 폭로했다.
이 법은 13세 미만 아동들이 웹 사이트에 가입할 때 부모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 사이트가 아동들의 정보를 무단으로 수집해 광고에 활용할 경우 무방비로 질 낮은 콘텐츠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미 연방무역위원회(FTC)는 COPPA 개정안을 발의, 부모의 동의를 받는데 더 까다롭게 변경해 의회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온라인 서명뿐 아니라 오프라인 서명까지 받으라는 것이다. 존 레이보위츠 FTC 의장은 “13살 미만 아동들이 페이스북에 가입되어 있다는 것은 더 이상 놀랍지 않다”며 “까다로운 문제”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어떤 면에서는 문제가 될 수 있지만 흑백논리로만 재단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은 13세 미만 아동은 아예 가입할 수 없도록 해놨다. 본인인증 등의 번거로움을 피한 것이다. 로이터는 제임스라는 10세 아동의 개인정보로 페이스북에 가입해봤다. 이름과 생일은 바꾸지 않고 18살로 태어난 해를 조작했더니 가입이 가능했다.
페이스북은 이에 대해 논의 자체를 거부했다. 프레데릭 울린스 페이스북 대변인은 “모든 아동들이 진보된 온라인 보호 장치 하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만 밝혔다. 그러면서 6월 미국 컨슈머 리포트를 토대로 페이스북이 자체적인 검열 프로그램을 가동해 지난해만 80만 명의 이용자를 검열해 퇴출시킨 점을 상기했다.
페이스북 자문위원인 래리 마거드는 “다른 연구도 아동이 온라인 회원 가입을 위해 거짓 정보를 입력하고 있다는 걸 알려준다”며 “해결 방법은 국가ID와 학교기록 등을 별도로 적게 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디지털민주주의센터 제프 체스터 박사는 “페이스북이 의도적으로 아이들에게 나쁜 것을 노출시키려는 의도는 없어 보인다”면서도 “도의적인 책임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