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대선전략은…ICT업계 끌어안기?

18대 대선 후보 확정으로 본격적인 대선 국면에 접어들면서 각 진영이 초반 정보통신기술(ICT)업계 끌어안기에 팔을 걷었다.

20일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는 서울 한남동 다음커뮤니케이션 방문에서 가정과 일을 병행하는 여성 인력(워킹맘)의 애로를 청취했다.

박 후보는 “여성이 결혼, 출산, 육아로 불편과 차별을 받지 않는 회사 환경을 만드는 데 박수를 보낸다”며 “저 역시 일과 가정이 양립할 수 있는 여성정책을 마련했으니 많은 관심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또 “인터넷 강국인 우리나라가 규제 때문이 아니라 자율 정화노력으로 인터넷 문화 선진국이 되어야 할 것”이라며 “사이버 세상은 또 하나의 지구라는 말이 있듯이 사이버 선진화가 오프라인 선진화를 견인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악플 등의 문제점을 염두에 둔 듯 “최근 인터넷실명제가 위헌이라는 판결도 있지만 역지사지 정신으로 인터넷이 남용되지 않도록 건전한 인터넷 문화를 만들어 달라”는 당부도 했다.

박 후보는 이어 성남 NHN도 방문해 워킹맘의 애로와 20·30·40대 젊은층이 삶에서 느끼는 문제점과 개선방안 목소리를 들었다. 또 인터넷은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우리문화 전 분야에 걸쳐 중요한 환경이 된 만큼 많은 노력을 기울여 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앞서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도 후보 확정 직후 첫 행보인 일자리 간담회에서 사회적 기여와 성장을 함께 기하는 `공유가치성장` 개념을 설명하면서 대표적 성공사례로 카카오톡을 들었다. 문 후보는 “기업이 단기 이익을 취하기보다는 사회 공헌을 함으로써 성장동력이 되는 것을 공유가치성장이라고 한다”고 설명했다. 기업경영의 목표로 기업의 이익과 공공의 이익을 양립시킬 수 있다는 공유가치성장의 대표적 사례로 ICT기업을 사례로 든 것이다.

이 같은 대선 후보의 행보는 ICT기업의 혁신적이고 미래지향적 이미지를 통해 젊은층과 여성층을 공략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ICT기업이 각 진영이 내세우고 있는 경제민주화와 복지 등을 잘 구현한 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대선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배경이라는 분석이다.

또 ICT기업인 출신으로 강력한 대선 후보인 안철수 전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을 견제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설명도 힘을 얻는다.

업계 한 관계자는 “ICT업계 표심이 안철수 후보로 흘러가는 것을 막고 대선 판세를 가름할 `미래`라는 화두를 선점하기 위한 의도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후 박근혜 후보와 안철수 후보는 각각 NHN과 안랩을 방문하면서 비슷한 시간대 분당지역의 대표적 ICT업체를 찾는 흔치않은 모습을 연출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