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아이폰5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기존 아이폰 사용자들은 20일(한국시각 기준)부터 새 운영체제인 iOS6를 쓸 수 있게 됐다.
iOS6는 새로운 지도 서비스와 한국어 음성인식(시리), 페이스북 연동 등 다양한 새 기능을 탑재했지만 국내에서는 콘텐츠가 미흡했다.
애플이 디자인한 새 지도는 인터페이스가 깔끔했지만 국내에서는 콘텐츠가 부족해 많이 사용될 것 같지 않았다.
강남역이나 명동 등 상점들이 빽빽하게 들어찬 곳으로 위치를 옮겨 봐도 벌판처럼 빈 곳이 눈에 띄었다. 다만 도로는 세세한 골목길까지 표시됐다.
`턴바이턴` 내비게이션은 제목 그대로 좌회전·우회전을 기반으로 길을 안내해줘 편리했지만 역시 국내업체의 내비게이션 애플리케이션(앱)에 비해 콘텐츠가 부실했다.
더구나 도로명을 기준으로 안내를 해준다는 점도 다소 생소했다. 교통 표지판을 기준으로 안내해주는 국내 내비게이션보다 불편했다.
고가도로나 지하차도로 진입해야 하는지 옆 길로 가야 하는지 안내해주지 않았고 과속 카메라 등의 위치도 알려주지 않았다.
국내에서는 T맵·올레내비·오즈내비 등 이동통신사의 내비게이션을 무료로 쓸 수 있기 때문에 실제 활용하는 사람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
기대를 모았던 한국어 시리는 `베타` 때보다 인식률이 크게 좋아졌다. 이제 날씨를 알아보거나 알람을 설정하기 위해 아이폰에 영어로 더듬더듬 말해야 하는 불편이 사라졌다.
"지금 샌프란시스코가 몇 시지?"하고 묻자 현지 시각을 시계 모양과 함께 보여줬고, "오늘 비 와?"하고 물으니 "오늘 일기예보에 비 소식은 없네요"라면서 시간별 오늘 날씨를 띄워줬다.
간단히 "오늘 일정"이라고 말했더니 오늘 날짜와 약속 일람을, "삼성전자[005930] 주가"라는 요청에는 삼성전자의 주가 정보와 그래프를 표시했다.
"어머니에게 문자 보내"라고 했더니 "어머니에게 보낼 메시지를 어떻게 작성할까요?"라고 묻고 문자 작성창을 띄웠다.
그러나 등록되지 않은 낱말은 잘 인식하지 못했다. 주소록에 등록된 친구 이름을 대면서 전화하라고 했으나 시리는 "`유후 하하 좋은`이라는 이름은 주소록에 없습니다"라는 엉뚱한 대답만 했다.
아이폰5가 언제 나오느냐는 질문을 던지자 애플의 홈페이지를 소개하겠다며 연결 링크가 떴다.
그 밖에도 작지만 유용한 기능이 많이 추가됐다.
이전에는 전화를 받기 곤란하면 걸려오는 전화를 거절하는 방법밖에 없었지만 이제는 `지금 전화를 받을 수 없다`는 메시지를 보내거나 나중에 전화가 걸려왔다는 사실을 알리는 기능이 추가됐다.
중요한 일을 하고 있을 때나 잠을 잘 때 전화를 자동으로 차단하는 `방해금지 모드`도 추가됐다.
단순히 전화를 차단하는 게 아니라 시간을 예약할 수도 있고 특정 번호는 차단하지 않을 수도 있다. 3분 안에 2번 이상 전화했을 때만 전화벨이 울리도록 설정할 수도 있다.
트위터에 이어 대표적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도 연동됐다. 편리하게 페이스북에 글을 쓸 수가 있게 됐다.
비행기 탑승권이나 티켓, 쿠폰 등을 관리하는 패스북 기능이 추가됐지만 아직까지 국내에서 이와 연동하는 서비스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