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애플 특허 소송이 차세대 전략폰으로 확전됐다. 과거 제품을 놓고 싸우던 소송이 현재 제품을 놓고 다투는 것으로 바뀐 셈이다.
삼성전자가 20일(현지시각) 미국 법원에 이 같은 뜻을 밝히면서 세기의 특허전쟁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게 됐다.
그동안 진행된 두 회사 특허 소송은 갤럭시S와 아이폰3GS 등 구형 제품이어서 양사 피해는 제한적이었는데 최신 제품까지 확대돼 여파가 주목된다.
◇삼성전자 왜 확산했나=삼성전자가 소송 대상을 아이폰5로 확산한 것은 애플이 갤럭시S3를 소송에 끌어들인 것에 대한 맞대응이다. 애플은 지난 2월 갤럭시 넥서스에 대한 판매금지 가처분을 제기하면서 삼성전자 제품에 대해 상용특허 8건으로 추가 제소했고 지난 1일에는 `갤럭시S3, 갤럭시노트, 갤럭시노트10.1, 갤럭시 플레이어 등을 추가하는 내용으로 소장을 변경했다.
21일로 예정된 미국 아이폰5 공식 출시에 찬 물을 끼얹는 효과도 노렸다. 21일 평결불복심리(JMOL) 문서 제출을 앞두고 유리한 여론을 형성하려는 의도로도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평결불복심리에서 유리한 여론을 형성해야 하는데 아이폰5를 끌어들여 애플 침해 범위를 확산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애플과 맞서면서 삼성전자의 인지도가 높아졌듯 일종의 `노이즈 마케팅` 효과를 노렸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애플이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만 남겨두고 주요 부품을 삼성전자에서 다른 기업으로 바꾼 것도 한몫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삼성전자로부터 이탈하는 것에 대한 `불만`과 `경고`의 메시지를 동시에 보내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향후 절차는=삼성전자는 조만간 아이폰5도 침해 제품으로 추가하는 서류를 제출할 예정이다. 21일 출시되는 아이폰5에 대한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도 유력하다. 삼성이 미국 법원에 이미 제소한 아이폰4S 등에 대한 배심원 평결은 2014년 5월 말로 예정돼 있다.
미국에 이어 한국과 유럽 등으로 아이폰5 특허 소송이 확전될 지는 미지수다. 각국의 여론을 주시하면서 각국 출시일에 맞춰 선별적으로 소송을 제기하는 방안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정우성 최정국제특허법률사무소 대표변리사는 “삼성전자와 애플이 대립하는 모습으로 삼성전자는 시장에서 지위를 부각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아직 구체적인 침해 내용이 확인되지 않아 정확한 의도 파악은 어렵다”고 말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