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 BIZ+]대우조선해양, 어떻게 수출에 성공했나

조선사인 대우조선해양은 선박뿐만 아니라 배를 운영하는 `소프트웨어(SW)`도 판매한다.

선박 운영 핵심 시스템인 `선박해양설비관리시스템(CMMS)` 수출에 성공한 데 이어 최근 조선소에 적용한 `에너지관리시스템(EMS)` 수출길 개척에도 나섰다. 이 밖에도 조선소에 적용한 10여 사례를 패키지화해 판매를 추진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의 CMMS는 2010년 멕시코 석유기업 그루포 아르(Grupo R)와 첫 수출 계약을 맺은 후 최근까지 국내외 6척의 선박에 탑재됐다. 올해도 수출 논의가 진행되고 있으며 앞서 2010년 첫 수출 당시 국내 최초 조선 SW 수출이라는 쾌거를 거둬 업계의 이목을 끌기도 했다. CMMS만으로 최고정보책임자(CIO) 조직이 SW를 판매해 눈에 띌 만한 성과를 거뒀으며 향후 많은 SW 판매와 수출이 기대되고 있다.

그루포 아르도 올해 발주할 차기 선박 발주 시에도 대우조선해양 CMMS를 최우선 검토 대상으로 삼고 있다.

CMMS는 선박 및 해양플랜트 설비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온보드 선박설비관리시스템`으로서 선박 운항 중에 필요한 모든 관리 업무를 처리할 수 있어 선사 운영 비용을 최소화하는 핵심 시스템이다. 조선 기술과 이를 융합한 높은 수준의 SW 기술이 필요해 미국 IBM 등 몇몇 회사만이 공급사로 자리잡고 있다.

첫 수출 성사는 대우조선해양 CIO 조직이 적지 않은 노력을 기울인 결과물이었다. 당초 `고부가가치 선박 내 설비관리시스템 개발`이라는 지경부 국책사업으로 전문 SW기업 이메인텍과 공동 개발에 성공한 이후 마케팅에 공력을 기울였다.

CMMS 시스템 개발 개념을 잡을 때부터 대우조선해양의 옥포 조선소 내에 상주하는 50여 선주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시스템 관심도를 비롯해 `어떤 시스템이 필요한지` `요구 사항은 무엇인지` `추가 인터뷰를 원하는지` 등 수요 조사를 실시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조선사인 만큼 IT 관점이 아닌 `사용자` 관점 시스템 설계에 최선을 기울였다. 입소문을 들은 선사에서 연락이 왔고 곧 이어 수출 논의에 착수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최근 조선소 도장공장과 공기압축기에 적용한 에너지관리시스템을 수출하는 물밑작업에 착수했다. 대우조선해양은 EMS를 기반으로 업계 최초 ISO 50001을 획득한 조선소로서 전략적인 에너지 절감 노하우를 시스템에 녹였고 이 시스템을 해외에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특히 공기압축기는 전체 전력 사용량의 20%를 소모하는 조선소 내 최다 전력 소비 설비면서 여러 제조 업종에서 사용되는 설비기 때문에 수출 가능성도 높다. 우선 대우조선해양 중국 법인에 시범 적용해 제도 및 법적 제약에 적응력을 높인 후 중국 현지 제조 기업으로 확산 적용할 계획이며 이후 일본, 인도 및 브라질, 북미 및 유럽으로 수출길 개척에 나선다는 복안이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에너지관리뿐만 아니라 다양한 SW 기술을 조선소에 적용하고 노하우를 녹인 후 이를 국내외에 판매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수출도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