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의 전자제품위탁생산(EMS)업체가 해외 공장을 신규 설립하거나 인수해 TV 위탁생산 분야에서 본격적인 세 불리기에 나섰다.
23일 대만 현지 언론에 따르면 세계 최대 LCD TV 위탁생산 업체인 TPV테크놀로지가 TV시장 위축에도 불구하고 투자를 늘려 생산 규모를 확대한다. 애플 아이폰의 위탁생산업체인 혼하이도 일본 샤프의 TV생산 공장을 확보해 관련 시장에 진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TPV테크놀로지는 지난해 네덜란드 필립스의 TV사업 부문 인수로 관련 부문이 적자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자금을 투자해 동남아시아에 신규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현재 대상 부지 물색 중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TV가 전 세계적으로 범용화되면서 가격이 계속 떨어질 전망”이라며 “가격이 내려갈수록 위탁생산 기업에는 오히려 기회가 늘어나게 된다”고 투자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시장 확대에 대비해 필립스 TV 사업부문을 포함해 전 세계 8개 국가에 구축한 생산기지를 통한 글로벌 부품 조달로 저비용 생산 체제를 갖췄다고 설명했다.
TPV는 생산 기지 확대와 생산 비용 절감 등의 노력으로 TV는 물론이고 컴퓨터 모니터 등의 생산 대수를 2015년에 1억대로 늘릴 방침이다. 2014년에는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회사는 현재 샤프와 소니 등 일본 업체뿐만 아니라 중국과 한국 기업의 TV 물량을 위탁받아 생산하고 있다.
혼하이(폭스콘)도 관련 시장 진출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이를 위해 샤프 TV 공장 인수를 추진하고 있어 연내에 사업 진출 여부가 확정될 전망이다.
대만 기업들은 현재 세계 TV 위탁 생산 시장의 30~40%가량을 점유하고 있다. TPV가 생산 거점을 늘리고 혼하이가 시장에 전격 진출하면 관련 시장은 사실상 대만 기업들의 독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