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알뜰주유소와 휘발유 공급 비중을 확대하면서 삼성토탈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당장 연말까지 삼성토탈의 알뜰주유소 휘발유 공급비중을 20%에서 30%로 늘리는 정도는 괜찮지만 알뜰주유소가 계속 생겨나면서 덩달아 늘어나는 휘발유 공급량은 경영차원에서 부담되기 때문이다.
현재 삼성토탈의 알뜰주유소용 휘발유 공급량은 월 3만5000배럴이다. 전체 알뜰주유소 수요의 20% 가량이며 정부는 연말까지 30%로 늘려 4만배럴 가량을 공급받을 계획이다. 또한 정부는 알뜰주유소를 연말까지 700개에서 1000개로 늘려나간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삼성토탈이 휘발유 생산을 마음대로 늘릴 수 있는 정유사가 아닌 석유화학 기초원료를 생산하는 석유화학업체라는 것이다. 삼성토탈이 현재 월간 약 8만배럴의 휘발유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지만 8만배럴의 휘발유를 공급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삼성토탈은 원유에서 분리한 석유화학 기초원료인 `나프타`를 수입해 방향족공장(PTX)에서 파라자일렌·합성섬유 기초원료인 `PX`, 석유화학 제품 기초원료 `벤젠` 등을 생산하고 남은 부산물을 한번 더 정제해 휘발유 반제품을 만든다. 이 과정에서 휘발유 반제품과 항공유 같은 석유제품이 만들어진다.
따라서 주 생산품인 PX와 벤젠 등의 수요가 충분해서 공장을 풀가동해야 8만배럴의 휘발유가 부산물로 생산되는 것이지 부산물인 휘발유를 생산하기 위해 공장을 가동할 수는 없다. 게다가 석유화학 제품에 비해 휘발유 제품의 영업이익은 낮다. 이는 휘발유 공급 비중이 커질수록 삼성토탈의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이 낮아진다는 뜻이다.
삼성토탈 내부에서는 “정부의 유가정책에 너무 휘둘리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말이 흘러나온다. 기름값 인하를 위한 정부 정책에 호응하기 위해 휘발유 공급사로 참여한 것이 삼성토탈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다.
삼성토탈은 2014년까지 제2PTX 공장 증설을 진행하고 있지만 석유화학제품에 특화돼 휘발유 등 부산물 생산량 확대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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