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5' 줄줄이 사건사고 "역시…"

"혁신이냐, 재앙이냐" 논란 가속도

'아이폰5' 줄줄이 사건사고 "역시…"

애플 `아이폰5`가 21일(현지시각) 미국, 프랑스, 영국, 일본 등 9개국에서 일제히 판매를 시작했다. 각국 애플스토어에는 구매 희망자들이 몰려들면서 북새통을 이뤘고 몸싸움, 도난 등 크고 작은 사건사고도 있었다.

아이폰5는 공개 직후 `혁신이 부족하다`는 비판과 함께 자체 개발한 `애플 맵`의 오류로 혹평을 받고 있지만 예약주문 200만대, 첫 주말 판매 800만대(추산치) 등 전작의 판매 기록을 갈아치우며 높은 인기가도를 달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각국 네트워크 상황이 대용량 트래픽을 수용할 만큼 준비가 돼 있지 않아 `아이폰5`발 트래픽 대란이 일어날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밤샘 노숙, 돈 받고 줄서주기 등 `구매 백태`=이날 뉴욕 맨해튼 5번가의 애플스토어에는 며칠 전부터 노숙을 하면서 대기한 고객이 많았다. 가장 먼저 아이폰5을 구입하게 된 하젬 세이드는 “9일 전부터 줄을 섰다”고 말했다. LA 애플스토어에서 밤새워 줄을 서 앞자리를 차지한 조지 애덤스는 “한 자리당 100달러씩 모두 다섯 자리를 팔았다”고 한다. 영국에서도 일주일 전부터 애플스토어 앞에 줄이 생기기 시작했다. 홍콩에서는 보안요원이 미리 예약한 구입 희망자만 입장시키기도 했다.

일본 오사카, 고베에서는 200여대가 도난당했고, 영국도 250대가 사라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1000만대 돌파시점 관심 폭증=미국 투자기관 파이퍼 재프리의 애널리스트 진 문스터는 2008년 이후 출시시점 뉴욕과 보스턴, 미니애폴리스 등 애플스토어에 늘어선 구입희망자의 줄을 분석한 결과를 내놓았다. 아이폰5를 위한 구입 희망자들의 줄이 지난해 10월 `아이폰4S` 출시 때보다 평균 83% 길어졌다고 밝혔다.

시장분석업체 컴스코어는 아이폰5에 대한 사흘치 온라인 판매물량이 아이폰4S 때 한 달치와 맞먹는다고 분석했다.

아이폰5는 지난 14일 온라인 예약주문 결과 24시간 만에 200만대 이상이 팔렸다. 아이폰4S 때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전문가들은 첫 주말 판매치를 500만~800만대로 잠정 집계했다. 이 같은 추세라면 출시 후 첫 1주일에 1000만대를 판매할 것이라는 예상치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트래픽 대혼란 우려=미국 이동통신사들이 아이폰5가 채택한 4세대 이동통신인 LTE 관련 네트워크를 제대로 준비하지 못해 큰 혼란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23일 보도했다.

AT&T와 버라이즌, 스프린트 등이 10배 빠른 4세대 통신망인 LTE를 깔려고 수십억달러를 투자했지만 아직 완성하지 못한 상태이다. 이 때문에 아이폰5가 본격적으로 깔리고 가입자가 폭증할 경우 엄청난 트래픽을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다.

또 버라이즌과 스프린트는 4세대 LTE망에서 음성과 데이터를 동시에 지원하지 않아 인터넷 서핑을 하면서 통화를 하려면 별도 안테나가 필요하다. 아이폰5는 이 안테나를 갖추고 있지 않아 두 가지를 동시에 처리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와이파이(WiFi)존에 있어야 한다.

WSJ은 아이폰5 판매가 급증할수록 이통사들은 골머리를 앓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