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 관계사인 현대모비스와 현대엠엔소프트가 블랙박스에 이어 내비게이션 시장에서도 맞경쟁을 펼친다. 대기업 참여가 미미한 이 시장에서 현대차 관계사끼리 맞붙게 돼 업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의 전자지도 기업 현대엠엔소프트는 지난 7월 블랙박스를 처음 출시하며 하드웨어 사업에 뛰어들었다. 최근에는 내비게이션 하드웨어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현대엠엔소프트는 내비게이션용 전자지도 `지니`와 `맵피`를 현대차를 비롯한 다양한 내비게이션 회사에 공급하고 있다. 지난 2005년 10월 현대차그룹 계열로 편입했으며 현대차용 순정 내비게이션과 시판용 거치·매립형 내비게이션에 지도를 공급하고 있다.
현대모비스와 현대엠엔소프트가 맞경쟁을 처음 시작한 것은 블랙박스 사업이다. 현대모비스는 순정용 및 시판용 내비게이션을 공급해왔으나 국내 블랙박스 시장이 성장하면서 2009년에 첫 블랙박스 제품을 선보였다. 이후 OEM 등을 통해 꾸준히 신제품을 선보이며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현대엠엔소프트는 지난 7월 블랙박스 첫 제품 `소프트맨`을 출시했다. 블랙박스를 비롯한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디바이스 브랜드로 삼고 있어 향후 추가적인 하드웨어 출시 가능성을 염두에 뒀다. 현재 온라인을 중심으로 체험단 운영 등을 통해 브랜드·제품 인지도와 판매율을 높이는데 적극 대응하고 있다.
양사는 조만간 블랙박스에 이어 내비게이션 시장에서도 경쟁할 전망이다. 현대엠엔소프트가 전자지도 소프트웨어 사업에서 내비게이션 하드웨어로 사업 영역 확대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엠엔소프트는 소프트웨어 사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하드웨어 사업 진출을 결정하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팅크웨어는 `아이나비`, 파인디지털은 자회사 맵퍼스를 통해 `아틀란` 맵을 자체 개발·보유하는 등 이 시장 주요 기업들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함께 보유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사끼리 블랙박스에 이어 내비게이션으로 맞경쟁을 펼치게 됨에 따라 관련 업계는 향후 구도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팅크웨어, 파인디지털, 아이트로닉스, 피타소프트 등 내비게이션·블랙박스 중소 제조사들이 시장을 선점하고 있지만 대기업의 향후 파급력을 무시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현대엠엔소프트 관계자는 “내비게이션 사업에서 양사 간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중”이라며 “계열사 간 경쟁보다는 신규 시장 발굴·확대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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