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남성 수명이 여성보다 짧은 원인은 `남성호르몬` 때문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는 조선시대 환관족보(양세계보) 연구에 의한 것으로 역사자료에 의한 생물학연구라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해 주목받는다.
![인하대 민경진 교수(왼쪽)와 고려대 이철구 교수](https://img.etnews.com/cms/uploadfiles/afieldfile/2012/09/24/335206_20120924185443_287_0001.jpg)
교육과학기술부는 민경진 인하대 교수와 이철구 고려대 교수가 주도한 연구팀이 조선시대 환관이 동시대 양반에 비해 최소 14년 이상 오래 살았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24일 밝혔다. 남성의 평균 수명은 여성에 비해 약 10% 짧은데, 이것은 사람뿐만 아니라 모든 포유류에 공통현상이다. 남성의 수명이 짧은 원인으로 남성 호르몬 분비가 거론된다. 따라서 남성호르몬 분비를 억제하는 `거세`가 동물 수명을 연장한다는 사실은 증명됐다. 하지만 사람의 거세가 수명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양세계보를 분석, 조선시대 환관들은 평균 수명이 70세로, 당시 양반들에 비해 최소 14년 이상 오래 살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조사한 81명의 환관 중 3명은 100세를 누린 것으로 확인됐다. 또 일부 환관들의 수명은 `조선왕조실록`과 `승정원일기`에서도 재확인됐다. 민경진 교수는 “다른 문화에서도 환관은 존재했지만, 입양을 통해 대를 이은 것은 우리나라가 유일해 가능했던 연구”라며 “향후 중년 이후 남성호르몬 차단을 통한 항노화제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연구결과는 생명과학분야 학술지 `최신 생물학(Current Biology)`지 9월 25일자에 발표됐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