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에 매달린 전선 등 공중선에 대한 점용료 부과가 당초 계획보다 2년간 유예된다. 점용료 부과가 유예되는 2년간 통신·방송·전력 사업자는 자율로 공중선을 정비해야 한다.
국무총리실은 24일 국토해양부와 방송통신위원회, 지식경제부 등 3개 부처 차관회의를 개최, 이같은 내용의 도로법 시행령 개정 중재(안)을 제안했다.
이에 따라 당초 국토부가 도로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2013년 7월 1일부터 부과하려던 공중선 점용료 부과 시행 시기는 오는 2015년 7월로 늦춰지게 될 전망이다.
이날 회의에서 국무총리실은 국토부가 추진하는 도로법 시행령 개정안의 핵심인 공중선 점용료 부과 시점을 2년간 유예하도록 했다.
이는 통신·방송·전력 사업자의 비용 부담 증가와 이로 인한 이용자 부담 전가 등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국무총리실은 도로 기능 향상과 도시 미관 개선을 위해 도로법 시행령 개정안 시행이 불가피하다고 판단, 사업자에게 자율적으로 공중선을 정비하도록 유도했다.
즉, 사업자가 자율적으로 공중선을 정비하되,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할 경우에 점용료를 부과할 수밖에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국무총리실은 향후 2년간 소관부처인 방통위와 지경부에 공중선 정비 관련 업무를 일임하지만 (공중선 정비가 부족하면) 점용료를 부과하는 규제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공중선 점용 허가도 국토부가 추진한 당초 원안인 사전 허가에서 사후 허가로 변경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국무총리실의 이같은 중재(안)에 대해 국토부와 방통위, 지경부 3개 부처 모두 적지 않은 이견을 표시했다는 후문이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통신·방송·전력 사업자는 예외없이 중재(안)에 대해 우려감을 표시하고 반대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이들은 “당장 2년간 지중화 등 공중선 정비에 막대한 비용이 투입될 수밖에 없다”고 전제한 뒤 “공중선 점용료 부과시기를 늦춘 것은 반대 의견을 무마하기 위한 일시적 조치일 뿐”이라고 폄훼했다. 또 사후 허가 또한 사실상 사전 허가와 다를 게 없을 것이라며 반발했다.
국무총리실이 이번 주 도로법 시행령 개정 중재(안)을 공식화할 예정이지만 관계부처와 주요 사업자가 반발함에 따라 논란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