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솔린드라가 파산한지 꼭 1년 만에 오바마 정부가 또 다시 태양광 업체에 거액의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하면서 대선을 앞둔 `정치쇼`가 아니냐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미국 박막 태양전지 업체 솔로파워(SoloPower)가 에너지부(DOE)로부터 1억9700만달러(약 2200억원) 보조금을 받게 됐다고 로이터가 25일 보도했다.
솔로파워는 연말까지 1차 태양전지 제조공장을 짓게 되며 2014년까지 순차적으로 포틀랜드와 오레곤에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다.
태양광 시장이 극도로 침체된 데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상황에서 오바마 정부가 보조금을 집행하기로 결정하자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오바마 정부는 2008년 출범 직후 에너지부를 통해 350억달러에 달하는 클린에너지 산업 육성 프로그램을 가동했다. 그러나 5억달러가 넘는 자금을 투입했던 태양광 업체 솔린드라가 파산하면서 비판이 거세졌다.
공화당은 이달 초 하원에서 클린에너지 지원 프로그램을 중단하는 이른바 `솔린드라 방지법`을 통과시키는 등 오바마 정부 에너지 정책 실패를 대선 쟁점으로 부각시키고 있다. 공화당은 솔린드라 파산으로 수많은 일자리가 사라졌으며 이 회사 이사회 멤버인 조지 카이저가 오바마의 최대 후원자임을 내세워 집중 공격하고 있다.
로이터는 “에너지 정책에서 실패 사례가 누적되자 오바마는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대선을 앞두고 전형적인 보여주기식 정책을 편다는 비판이다.
이 같은 평가를 뒷받침해주는 결정적 근거는 솔로파워가 가진 기술이 시장경쟁력이 부족한 CIGS 박막 태양전지라는 점이다. CIGS는 폴리실리콘을 이용하는 결정형 태양전지보다 효율은 낮지만 가격이 싸다는 점 때문에 각광을 받았다. 그러나 폴리실리콘 가격이 킬로그램당 400달러대에서 20달러대로 폭락하면서 가격 비교우위가 사라졌다. 또 CIGS 효율이 결정형에 비해 특별히 높은 것도 아니라는 평가다.
매트 페인스테인 럭스리서치 애널리스트는 “CIGS 장점이란 유연하고 가볍다는 것밖에 없는데 누가 이를 비싸게 사겠는가”라면서 “시장에 나오는 순간 값싼 중국산과 직접 경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