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업계 친환경제품 생산 트렌드가 리사이클섬유 등 `재생` 분야에서 썩는 플라스틱으로 대표되는 `바이오 폴리머`로 옮겨가고 있다.
26일 화학업계에 따르면 불과 몇 년 전 친환경과 녹색성장 바람을 타고 붐을 이뤘던 리사이클섬유(재생섬유) 생산량이 대폭 줄었다. 아웃도어 등 의류업체에서 친환경성을 알리기 위해 재생섬유를 일정비율 혼합하던 것을 중단하는 등 수요 감소가 원인이다.
복수의 화학업체 관계자들은 “생산량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고 구체적인 수치가 공개되면 회사에서 관련 사업 부서를 폐쇄할 우려까지 있다”며 재생섬유의 구체적인 생산량 변동 추이에 대해 언급하기를 꺼려했다.
국내에서는 지난 2007년 효성이 재생섬유 브랜드 `리젠`을 선보인 이후 휴비스 `에코레버`, 코오롱 `에코프렌-R`, 웅진케미칼 `에코웨이` 등이 줄줄이 출시된 바 있다.
업계는 재생섬유의 수요 감소 이유로 소비자들의 친환경제품 선택 의지 부족을 꼽았다. 페트병 등을 재활용한 재생섬유로 만든 옷은 소비자들에게 `새 옷을 사도 헌 옷을 사는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아울러 의류업체들이 경기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생산비 조절차원으로 상대적으로 비싼 재생섬유 사용을 줄인 것도 원인이다.
이에 화학업계는 소비자들의 친환경 요구를 충족하면서도 제품 구매 시 부정적인 인식을 주지 않는 생분해성 소재 `바이오 폴리머`로 눈을 돌리고 있다. 바이오 폴리머는 식물성 유기물질을 화학적으로 가공·처리해 만든 플라스틱이다. 기존 플라스틱(합성수지)이 석유를 원료로 만들어 지는 반면 바이오 폴리머는 곡물과 미생물을 주원료로 제조, 땅에 묻어도 쉽게 분해되는 친환경적 소재다. 바이오 폴리머의 생산단가는 기존 석유화학 제품과 비슷한 수준까지 내려간 것으로 알려졌다.
재생섬유를 생산하는 웅진케미칼은 최근 사용 후 땅에 묻으면 45주 만에 완전히 분해되는 생분해성 폴리에스터 `에코웨이-B`를 출시했다. 휴비스 역시 재생섬유에 이어 땅에 묻으면 썩는 생분해성 PET를 지난해 11월부터 생산하고 있다.
호남석유화학은 일본 도요타통상과 손잡고 지난 6월부터 사탕수수에서 정제한 바이오 에탄올을 원료로 한 `바이오 PET`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SK케미칼 역시 옥수수·밀 등 식물에서 추출한 원료로 만든 친환경 바이오플라스틱인 `에코젠`으로 생분해성 플라스틱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화학업계 생분해성 플라스틱의 생산규모는 2010년 35만톤에서 2020년 280만톤으로 연평균 20%이상 성장하고 있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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