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가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시장 강자로 급부상하면서 전통적인 아성을 구축했던 일본 경쟁사들이 대안 찾기에 나섰다. 최근 스마트폰과 스마트패드용 MLCC 시장 주도권을 삼성전기에 내준 무라타와 TDK 등 일본 경쟁사들은 자동차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윈도8이 선보이는 올 4분기 MLCC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MLCC 업계의 시장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스마트폰과 울트라북 MLCC 수요 급증에 힘입어 올 3분기 90%를 웃도는 공장가동률을 기록했다. MLCC는 금속판 사이에 유도 물질을 넣어 전기를 저장하고 필요에 따라 회로에 공급하는 범용부품이다. 최신 스마트폰에는 400~500개, 울트라북에는 300개 가량 탑재되지만 완제품 두께에 따라 초소형으로 설계해야 하기 때문에 개발이 어렵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스마트폰 및 PC 시장에서 MLCC 수요가 늘었다”며 “정확한 수치를 밝힐 수는 없지만 MLCC의 공장가동률이 높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업계 전문가는 “일본 무라타와 TDK가 지속되는 엔고(円高) 영향으로 스마트폰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삼성전자와 애플을 주요 고객사로 확보한 삼성전기가 당분간 스마트폰과 PC용 MLCC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 MLCC 업계는 IT기기 시장에서 저조한 성적을 자동차 시장에서 만회하고 있다. 무라타는 지난 2분기 MLCC가 포함된 콘덴서 사업에서 전년 동기 대비 약 6% 감소한 485억엔(약 69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제 매출은 감소했지만 자동차용 MLCC 매출은 오히려 22%가량 증가했다. TDK도 지난 2분기 314억엔(약 452억원)에 매출에 그쳐 전년 동기보다 약 13% 감소했지만 자동차용 제품 매출은 늘었다. 무라타와 TDK는 최근 자동차용 초소형 MLCC 제품을 속속 선보이며 시장 점유율과 매출 확대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한편 업계는 올 4분기 윈도8 출시를 기점으로 MLCC 가격이 지금보다 3~5%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윈도8이 기존 운용체계(OS)를 대체함에 따라 새롭게 개화할 노트북 시장에서 MLCC 업계의 치열한 가격 경쟁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업계 전문가는 “삼성전기는 최대 고객사인 삼성전자에 제품을 공급할 수 있어 경쟁사보다 개발 및 가격 경쟁력에서 유리한 상황”이라며 “올 3하반기는 물론 내년에도 MLCC 사업에서 최대 실적을 경신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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