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규성 미래IT강국전국연합 상임대표·선문대 교수(ksnoh@sunmoon.ac.kr)
스마트 디바이스 출현 이후 ICT와 자동차·교육·의료·섬유·에너지 등 전통산업이 결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ICT융합의 글로벌 주도권 경쟁이 진행 중이다. 선두에는 ICT융합 생태계를 형성한 미국 소프트기업이 즐비하다.
그러나 우리 콘텐츠와 소프트웨어(SW) 생태계는 시장지배적 사업자에 의한 열악한 하청구조에서 헤어나지 못한다. 패러다임 변화 시대에 우리 ICT산업 경쟁력은 추락할 수 밖에 없다. ICT 인프라와 단말기 등 하드웨어 제조분야에서는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으나 SW경쟁력은 OECD국가 19개국가 중 14위에 불과하다. 메모리· 디스플레이·조선에서 세계 1위를, 자동차산업에서 세계 5위를 차지했지만 정작 해당산업에서의 SW 국산화율은 4∼5%로 정말 볼품없는 수준이다.
ICT미래 비전 제시 부족, 콘텐츠(C)-네트워크(N)-기기(D)- 플랫폼(P)라는 ICT융합 생태계 관점에서의 총체적인 전략 미흡, 법과 제도에 갇힌 정책 구현, ICT융합에 따른 시너지 발굴 미흡, 대기업의 불공정행위와 수직적이고 폐쇄적인 생태계 지배, 이에 따른 콘텐츠와 SW 전문기업 고유의 창의성과 역동성 저해 등에 기인한 바 크다.
국내 ICT융합 시장만 하더라도 2015년 7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 전망된다. 이를 주도할 스마트 ICT생태계의 핵심 분야인 콘텐츠와 SW분야 육성이 절실하나 특단의 조치가 아니고서는 역시 외국 기업에게 시장을 내주어야할 처지다. 하루라도 빨리 스마트 ICT융합 생태계 구축을 위해 보다 치밀한 전략적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먼저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동반성장하는 생태계 구축과 혁신이 절실하다. 글로벌융합시장은 이미 CNDP로 구성된 가치사슬 기반의 개방형 선순환 생태계를 구축한 사업자를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다. 생태계는 프랜스맨이 제시한 각 계층의 다양한 시장 참여자가 다른 계층으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고 수평적으로 협력 또는 경쟁하면서 창의와 혁신이 최대한 발휘될 수 있도록 하는 산업생태계로서 개방적이고 수평적인 스마트 에코시스템이다.
둘째, 수평적 생태계 혁신기반이 조성되어야 한다. 대·중소기업 상생을 위한 개방적이고 수평적인 생태계 조성은 혁신기반으로서 공정거래 시장 환경, 중소기업의 지적재산권 보호 체계, 인력 유출 방치시스템, 해외시장 공동 개척 구조 등의 장치를 요구한다. 셋째, 우수한 SW인력 양성이 시급하다. 지식생태계의 핵심인 SW인재의 원활한 양성으로 혁신적인 SW기업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고용연계 수요기업 맞춤형 인력양성, 통신사업자, 제조사, SW업체끼리 연계형 교육센터 운영, 창조기업육성센터 설립 및 운영, SW R&D 투자펀드 확대, SW 테스트와 상용화 지원센터 구축, SW개발자의 처우 개선과 사회적 우대문화 조성 등을 통한 창조적인 산업생태계 복원 토양을 마련하여야 한다.
넷째, 융합서비스 신시장 창출 전략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스마트미디어 시대에 걸맞게 산업융합촉진 계획의 대대적 확대, 융합 서비스 개발지원을 위한 표준 제정, 테스트베드 제공 등 관련 인프라를 확충하여야 할 것이다. 초기 시장 창출을 위한 정부 선도사업으로 U-헬스, 뇌과학 기반 학습 및 정신건강 서비스, 스마트러닝, 스마트워크 등 복지형 ICT융합 서비스를 개발하고 신제품에 대해서는 공공 및 지자체에서 시장 창출을 선도하여야 할 것이다. 여섯째, 융합산업클러스터 구축도 긴요하다. 취약한 콘텐츠와 SW산업을 육성하면서 ICT융합 글로벌시장 선점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CNDP를 기반으로 융합되는 ICT융합산업 가치사슬 전반을 총괄하는 전략적인 정책목표가 필요하다. 특히 스마트융합 산업이 조기에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전국을 지역별, 산업 장르별로 특성화하고 산학관연이 참여하는 ICT융합산업 클러스터를 적극 육성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