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기획]`K-tech` 이제는 기술한류다<하>세계 움직이는 '한국 기술' 브랜드로 뜰까?

최고 평가관리 서비스로 `K-tech` 시대 연다

산업화를 시작한 1960년대 초부터 지난 50년간 우리는 선진국의 기술을 따라잡는(Catch-up) 빠른 추격자(Fast Follower)로서의 역할은 잘 감당했다. 그러나 이런 기술 모방 전략은 지속적인 성장에는 한계가 있다.

이기섭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장
이기섭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장

특히 최근 미국, 일본, 유럽 등 우리와 주력산업이 겹치는 주요 기술 강국들의 견제가 심해지고 자유무역협정(FTA)이 확대로 인한 경쟁도 더욱 치열해지는 상황에서는 더 그렇다.

1조 달러 무역 성과를 뛰어넘어 2조달러 경제로 조기 진입하고 미국, 독일, 일본 등 기술 선진국처럼 시장을 리드하기 위해 선도자(First Mover) 마인드가 없으면 경쟁에서 낙오할 수밖에 없다.

`세계 속의 코리아`에서 `세계를 움직이는 코리아`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 선진국을 앞질러 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획기적인 아이디어로 무장된 독창적 기술개발이 필요하다.

국가 연구개발(R&D) 역할이 더욱 중요한 이유다.

R&D 기획·평가·관리 등 전 주기에 걸쳐 체계적이고 혁신적인 R&D시스템을 만들고 이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도 통용되는 우리 대표기술을 만들어내야 한다.

정부 R&D 예산 2조원을 집행하는 연구관리 전담기관인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KEIT)이 새로운 도약을 선언한 이유다.

KEIT는 최근 세계 최고 우리 기술을 알리기 위해 `K-tech` 브랜드를 도입했다.

문화한류인 케이팝(K-pop)의 열기를 이어갈 기술한류 케이테크(K-tech)를 만들겠다는 생각이다. K-tech에는 대한민국 기술이 곧 세계 최고로 만들자는 의지가 담겨 있다.

세계 최고(World Best)를 목표로 세계 최초(First Mover)를 선도하겠다는 발걸음의 시작이다.

이기섭 원장은 “연구 수행자가 연구에만 집중할 수 있는 최고의 평가관리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개선해 대한민국 대표기술(K-tech)을 만들어내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KEIT는 최근 3년간 기업, 연구소, 대학 등이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기술개발에 전념할 수 있도록 R&D 지원시스템을 혁신했다.

R&D 과제기획, 평가 및 사후관리 등 관리업무 전반에 걸쳐 경영시스템 프로세스를 만들었다. 또 산업융합 원천기술 개발사업 평가관리 전 과정이 국제표준에 맞도록 국내 R&D 평가관리기관 최초로 표준화된 업무 매뉴얼도 개발했다.

특히 2009년 출범후 통합 대상 기관마다 달랐던 업무 프로세스를 표준화해 국내 처음으로 산업융합 원천기술 개발사업 기획·평가·관리업무에 대한 `ISO 9001(품질경영시스템에 관한 국제규격)` 인증을 획득했다. 국가 R&D 평가관리 수행자의 책임과 권한을 명확히 하는 한편 R&D 지원업무에 대한 까다로운 현장 검증으로 이뤄낸 성과다.

지식경제부의 대표적인 중장기 R&D사업인 산업융합 원천기술 개발사업과 관련해 `ISO 9001` 인증을 받았다는 것은 정부의 R&D 과제기획, 선정평가, 사후관리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췄다는 것을 대외적으로 공인받은 것이다.

이를 계기로 KEIT는 국제표준(ISO) 품질경영시스템 기반 경영시스템 프로세스(PDCA방식)와 표준 업무 매뉴얼도 갖췄다.

먼저 연구개발 관리 효율성을 높이고 R&D 정보를 통합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산업기술 지원 홈페이지(itech.keit.re.kr)`를 구축했다.

산업기술 지원 사이트에서는 사업공고, 과제접수, 협약, 변경요청 등을 원스톱으로 지원한다. 다양한 R&D 지원정보도 한 번에 조회할 수 있다.

KEIT도 연구자들이 수행하는 전체 연구개발사업을 한눈에 파악해 과제현황, 사업성과, 통계 등 진행되는 R&D 과제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R&D 전 주기 프로세스를 원스톱으로 처리하게 한 것이다.

이 시스템에는 R&D사업 협약에 필요한 행정 업무를 간소화한 전자협약시스템이 포함했다. 서면으로 체결하던 과제협약을 웹상으로 구현한 것이다. 모든 사업이 전자협약으로 진행되면서 협약체결까지 걸리는 소요시간을 크게 줄였으며 효율적인 평가도 가능해졌다.

평가대상 과제와 평가위원의 전문분야가 가장 잘 맞는 위원을 시스템에서 자동으로 선정하는 `평가위원 자동추천제`를 통해 공정성과 신뢰성도 높였다.

과제관리 업무 전반에 걸쳐 업무계획 수립, 처리, 결과 정리를 체계화하고 전자결재시스템과 연계해 문서작성 시간까지 단축했다. 업무별 처리기한에 따라 업무일정 관리를 실시해 일정 지연을 사전에 예방한 것도 큰 성과다.

이런 통합사업 관리시스템으로 R&D사업의 업무, 정보 등 평가관리체계를 수요자인 연구자 중심 운영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를 통해 연구자들이 직접 R&D사업 기획에 참여하게 됐다.

종이문서의 전자화, 실시간 정보관리, 온라인 고객관리, 정보 지식화 등을 통해 기획평가관리 업무 효율성도 높였다. 실시간 통합연구비관리시스템(RCMS)을 구축해 투명한 연구비 사용도 가능해졌다.

KEIT는 이런 성과를 기반으로 R&D사업 전반에 전자평가시스템까지 도입할 방침이다. 2013년 시범사업을 시작해 2014년부터 모든 R&D사업을 전자평가 방식으로 바꿀 계획이다.

전자평가시스템을 이용해 종이 없는 평가체계를 구축함으로써 신속·정확한 평가관리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또 스마트폰, 태블릿PC 같은 모바일기기를 활용한 유비쿼터스 `스마트 R&D시스템`도 구축할 예정이다. 시공간에 구애받지 않는 산업기술 분야 스마트 R&D 포털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정부지원 산업기술 R&D과제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함으로써 효율적인 정보 전달 및 교류 채널을 확보할 수 있다. 특히 전자평가, 전자협약 등을 통해 평가기간과 협약기간에 소요되는 시간을 크게 단축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KEIT 측은 “R&D 자금 신청부터 접수까지 전 과정을 온라인에서 관리할 수 있는 획기적인 변화가 가능할 것”이라며 “세계 최고의 국가 R&D지원시스템을 통해 기업들이 세계 최고의 기술을 개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

인터뷰 이기섭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장

“K-tech는 대한민국 기술이 곧 세계 최고의 기술이 되겠다는 의미의 브랜드입니다.”

이기섭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장은 문화한류의 열기를 기술한류로 이어가야 한다며 최근 `케이테크(K-tech)`를 기관 브랜드로 만든 이유를 설명했다.

K-tech에는 가장 많은 정부 R&D예산을 지원하는 기관으로서 한국기술(K-tech)의 견인차 역할을 담당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그는 “K-tech를 기관은 물론이고 우리나라의 기술을 상징하는 대표 브랜드로 키워가겠다”며 “K팝 등 문화한류가 세계의 찬사를 받는 것같이 기술한류도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먼저 K-tech 브랜드를 대내외에 적극적으로 알리기로 했다. 기관 홍보물은 물론이고 홈페이지, 책자, 공문 등 매체를 활용한다. 또 동영상으로 제작해 일반인도 쉽고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먼저 KEIT가 수행하는 사업 프로세스 전 주기에 K-tech 브랜드를 도입키로 했다.

25개 산업융합 원천R&D 전략 분야 중점 개발기술을 K-tech로 명명하고 최종평가 결과 혁신 성과로 판정된 과제에도 K-tech 마크를 부여할 생각이다. 또 K-tech 과제를 산업융합 원천 혁신트랙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한다든지, 으뜸기술상 후보로 제안하는 등의 방안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계기로 국가 산업 R&D 분야에서의 KEIT 역할도 재정립하고 있다. 기획·평가·사후관리 등 R&D 전 주기에 걸쳐 KEIT를 혁신하고 있는 이유다.

KEIT의 역할이 단순한 R&D 재원 분배에 그치지 않고 국가 경제성장을 견인하고 신성장동력을 발굴하는 R&D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생각이다. 최근 KEIT가 미국, 독일, 일본 등 기술선진국 유수 R&D기관과의 글로벌 R&D 협력을 강화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기관 혁신과 함께 산업기술 융·복합 R&D사업에도 많은 관심을 쏟고 있다. 융·복합산업은 우리가 선진국과 대등한 경쟁이 가능한 분야이기 때문이다.

이 원장은 세계 수준의 정보기술력과 제조, 서비스 등 분야를 결합하고 여기에 우리 문화역량 등 창의성을 더한다면 선도적인 초일류 산업기술 국가로 발돋움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이 원장은 “융·복합 R&D 분야에 적극적인 기술지원과 중견·중소기업 육성지원으로 경쟁력을 배가시키도록 하는 정책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며 “이를 통해 우리 미래 신산업과 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많은 기업·기관이 융·복합 R&D 분야에 과감히 도전하는 분위기를 조성해 갈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그가 관심을 가지는 분야는 새로운 융·복합 시대를 주도할 중소·중견기업이다. 이를 위한 대·중소기업 간 동반성장을 유도하고 있다.

산업융합 원천기술 개발사업 등 27개 사업에 대한 지원 비중을 높이고, 동반성장 추진단 및 20대 핵심 부품소재 민관합동 테스크포스 운영을 통한 중소기업 애로요인 해소 등도 이런 관심의 연장선에 있다.

특히 공공기관과 대기업이 필요로 하는 기술이나 신제품을 중소기업이 개발하도록 지원하는 `구매조건부신제품개발사업`은 이런 정채의 대표적인 사례다.

작년 현대자동차와 포스코 등 대기업이 기술로드맵을 발표, 중소기업의 큰 호응을 이끌었던 `수요기업 기술개발 전략포럼`을 올해는 20개 기술 분야로 확대했다. 상생협력 우수 R&D 사례를 발굴해 기업이 벤치마킹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원장은 “세계가 선도기술, 원천기술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우리기업이 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경쟁할 수 있는 기술을 갖출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해갈 것”이라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