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트롬 6모션은 세탁과 건조를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드럼세탁기다. 1kg 미만 세탁물을 세탁에서 헹굼, 탈수까지 빠른 시간 안에 마치는 스피드워시 기능을 담았다. 이불 두 채도 한꺼번에 세탁할 수 있을 만큼 용량도 넉넉하다. 다이렉트 드라이브 모터로 세탁 시간은 줄이면서 옷감 손상은 덜었다. 실제 세탁을 해보면 얼마나 빨리 끝날까. 컨슈머저널 이버즈(www.ebuzz.co.kr)가 직접 써보고 확인해봤다.

◇ 허리건강 지키는 수납함, 세제함 청소 쉬워 =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큰 유리창이다. 문을 쉽게 열 수 없어 상태를 확인하기 어려운 드럼세탁기 특성을 감안해 사각 프레임 안에 통 유리를 덧대어 밖에서 보이는 면적을 늘렸다. 옵션인 허리보호 수납함을 이용하면 빨래를 넣거나 뺄 때 일일이 허리나 무릎을 굽힐 필요가 없어 좋다. 세제나 빨래를 담아두는 공간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현재 진행상태는 대형 LCD창으로 확인할 수 있다. 남은 시간은 숫자로, 전체 진행 상태는 막대 그래프로, 현재 작동 중인 기능은 한글로 보여준다. 그 뿐 아니라 물 온도와 헹굼 횟수, 세탁 코스까지 일목요연하게 보여줘서 편리하다. 남은 시간은 빨랫감 상태에 따라 유동적으로 바뀌지만 오차는 적은 편이다.

다이얼을 돌려서 다양한 세탁 모드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지만 탈수 세기나 물 온도 등 평소에 즐겨 쓰는 기능이 있다면 ‘내마음’ 버튼에 기억해뒀다가 쓸 수 있다. 원하는 상태로 설정한 다음 내마음 버튼을 3초 동안 누르면 해당 조건을 저장할 수 있다. 다음 세탁부터는 이 버튼만 누르면 저장한 조건대로 세탁을 진행한다.
◇ 세탁시간 줄여주는 스피드워시·건조기능 우수 = 세탁기를 쓸 때 시간을 분 단위로 따져가며 세탁을 하는 사람은 드물다. 빨랫감을 넣고 세탁기를 작동한 다음 다른 일을 하다가 멜로디나 신호음이 들리면 하던 일을 멈추고 다시 빨래를 널기 일쑤다. 하지만 1인 가구나 맞벌이 부부라면 주말에 시간을 억지로 내서 빨래하기도 쉽지 않다. 세탁물이 비나 땀으로 흠뻑 젖기 쉬운 여름철에 마냥 빨랫감을 쌓아두고만 있을 수도 없다.
트롬 6모션은 와이셔츠나 교복, 티셔츠 등 1kg 미만 세탁물을 빠른 시간 안에 세탁에서 헹굼, 탈수까지 끝내는 스피드워시 기능을 탑재했다. 과연 몇 분 만에 세탁을 끝낼까. 실제로 확인해봤다. 면 60% 합성섬유(폴리에스테르) 40% 혼방으로 이뤄진 와이셔츠 4벌(장당 약 200g)을 준비한 다음 스피드워시 코스로 세탁해봤다. 스톱워치로 측정한 시간은 18분 49초. 20분도 안 되어 탈수까지 끝냈다.

우리나라는 일조량이 많고 한여름 낮 시간에 잠깐 빨래를 내다 널기만 해도 바싹 마른다. 상대습도가 5%까지 떨어지는 겨울철에는 실내에 빨래를 걸어 놓으면 습도를 유지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이런 이유로 “건조 기능이 없어도 불편하지 않다”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바쁜 아침 시간이나 비가 쏟아지는 장마철이나 황사가 기승을 부리는 봄철에 무작정 자연건조만 믿고 있을 수는 없다. 특히 최근 한국의 기후가 아열대 기후로 점점 변화하고 있어 건조 기능의 유용도도 높아진 상태다.
이에 트롬 6모션의 건조 성능을 직접 확인해봤다. 스피드워시로 세탁하기 전과 ‘시간건조 30분’ 기능으로 말린 직후 와이셔츠 무게를 측정한 다음 수분 함유도를 측정해 건조 성능을 확인했다. 세탁 전 와이셔츠 무게는 801.32g, 세탁 후 무게는 867.03g이다. 세탁 후 건조 30분만에 와이셔츠 수분함유량이 7.58%로 줄어든 것. 실제로 와이셔츠를 만져보니 옷깃에만 수분이 조금 남았을 뿐이다. 1~2시간이 지나면 입을 수 있는 수준이다. 운동복처럼 100% 합성섬유로 만든 옷은 수분을 흡수하지 않는 만큼 다릴 필요 없이 툭툭 털어 입고 나갈 수 있을 정도다.
◇ 강력한 DD모터로 세탁력 높이고 수명도 늘어 = 세탁 과정에서 세탁기와 세제가 하는 일은 차이가 있다. 기름때나 음식물 찌꺼기 등 오염물질을 떨어내고 표백제로 옷감을 희게 만드는 것은 세제의 몫이다. 세탁기는 빨랫감을 마찰시키거나 물살을 일으켜 세탁 효과를 높인다. 트롬 6모션은 손빨래 동작을 응용한 6가지 세탁 기능인 ‘6모션 기능’을 탑재했다. 이 기능은 두드리기, 비비기, 주무르기, 꼭꼭짜기, 흔들기, 풀어주기의 6가지 세탁 기능을 드럼 회전으로 옮겼다. 옷감을 풀어주거나 흔들어주면서 세탁을 하기 때문에 엉킴도 덜하고 세탁 시간은 단축하면서 세탁 효과는 더 높아졌다는 것이 제조사 설명이다.

드럼세탁기는 물살을 일으켜 세탁을 하는 통돌이 세탁기와 달리 빨랫감을 위에서 아래로 떨어뜨리는 낙차를 이용해 세탁을 한다. 따라서 드럼을 회전시키는 모터의 힘이 세탁력을 좌우한다. 트롬 6모션은 모터의 힘을 드럼에 직접 전달하는 다이렉트 드라이브 모터로 세탁력을 높였다.
세탁력만 좋아지는 건 아니다. 수명도 좋아진다. 모터와 드럼을 바로 연결해 고무벨트나 기어가 필요 없다. 그만큼 잔고장도 줄어든다. 소비자원에 따르면 국내 가정용 세탁기의 평균 수명은 8.9년이다. 다이렉트 드라이브 모터의 보증기간은 평균 수명보다 1년 이상 긴 10년이다.
세탁이 끝난 뒤 수분을 뽑아내는 탈수나 건조 과정에서는 특히 세탁기 성능이 중요하다. 단순히 원심력만으로 수분을 뽑아내면 빨랫감이 뭉치고 탈수 효과도 고르게 얻을 수 없다. 옷감이 손상될 우려도 있다. 트롬 6모션은 건조 중 빨랫감에 바람을 불어넣어 뭉치지 않고 잘 펴준다. 수분을 측정해 건조 시간도 자동 조절한다. 이런 기능 덕에 기존 제품보다 건조 시간이 2시간 가량 줄고 전기료도 기존 대비 약 37% 절감할 수 있었다는 게 제조사 측 설명이다.
전자 제품이 고장나면 애를 먹기 마련인 주부를 위한 기능도 갖췄다. 바로 스마트 진단이다. 세탁기에 이상이 생기면 일일이 증상을 설명할 필요없이 세탁기에서 나오는 신호음으로 해결할 수 있다. 스마트폰을 이용하면 그 자리에서 바로 증상에 대한 원인을 확인할 수 있고 일반 전화나 피처폰을 이용하면 상담원이 진단 결과를 설명하고 고장 접수까지 도와준다.
드럼세탁기는 밀폐된 구조로 만들어져 세균이나 곰팡이가 번식할 가능성이 비교적 높다. 하지만 드럼세탁기를 잘못 분해하면 오히려 진동이나 소음 등 잔고장을 일으킬 확률이 높아진다. 일정 간격으로 청소 시점을 알려주는 통살균 기능을 이용하면 세탁조를 깨끗하게 유지할 수 있다.
◇ 드럼세탁기 고무줄 건조성능, 진실은 = 최근 국내외 가전업계는 빨래를 빨리 처리할 수 있는 드럼세탁기 제품 개발에 골몰하고 있다. LG전자는 ‘스피드워시’ 기능을, 삼성전자는 1kg 미만 세탁물을 세탁에서 건조까지 1시간 안에 끝내는 ‘원스톱버블’ 기능을 넣었다. 과연 그럴까. 실제로 재봤다.
비교 대상 제품은 국내 드럼세탁기 중 가전업체가 강조하는 모든 기능을 담은 최대 용량 모델로 삼았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쾌속 세탁 기능을 갖춘 19kg 모델인 WD197ACGRSU, FR4960MQ1Z를 선정했다. 실험 분야는 ‘시간대비 성능’에 초점을 맞춰 세탁시간과 건조 성능 체크로 삼았다. 비교 제품마다 가장 짧은 세탁, 건조 기능을 이용해 와이셔츠 4장을 세탁하고 총 소요시간을 측정했다.
실험 결과 LG전자 FR4960MQ1Z가 세탁·헹굼·탈수에 18분 49초, 건조에 30분 4초를 기록해 실험 모델 중 가장 짧은 시간인 48분 53초만에 세탁을 마쳤다. 삼성전자 WD197ACGRSU는 세탁·헹굼·탈수에 21분 41초, 건조에 37분 52초를 기록, 총 59분 33초만에 세탁 전 과정을 끝냈다.
건조 성능은 어떨까. 세탁을 마친 샘플을 대상으로 건조 성능을 따져봤다. LG전자 FR4960MQ1Z는 세탁 전 무게 801.32g, 세탁 후 무게는 867.03g으로 와이셔츠 수분함유량이 7.58%에 그쳤다. 반면 삼성전자 WD197ACGRSU는 세탁 전 무게 801.55g, 세탁 후 무게는 968.51g으로 와이셔츠 1장당 약 41g이 늘어났다. 수분함유량은 17.24%로 높게 나타났다. LG전자 제품이 와이셔츠 깃에만 수분이 남아 1~2시간 말린 뒤 입을 수준이라면 삼성전자 제품은 축축한 부분이 많아 반나절 이상 자연 건조가 필요한 수준이다.
◇ 이버즈 총평 | 十年寒窓 = 드럼세탁기는 수자원이 충분하지 않은 유럽 시장에서 물을 적게 쓰면서 세탁 효과를 최대한으로 높이기 위해 개발된 제품이다. 이 때문에 국산 드럼세탁기가 막 출시되던 10년 전만 해도 외산 제품이 강세를 보였다. 요즘은 어떨까. LG전자가 ‘트롬’이라는 브랜드로 드럼세탁기를 출시한 지 10년 만에 국내 판매 300만 대를 돌파했다. 미국·유럽 등 주요 선진국 시장에서도 국내 업체들이 1~2위 경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 한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드럼세탁기 용량도 10년 전에 비해 3배 이상 늘어난 19kg급까지 올라서는 등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드럼세탁기에 대해 편견을 가진 사람도 많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은 바로 세탁 시간과 내구성이다. 트롬 6모션은 간단한 세탁물을 신속히 처리하는 스피드워시 모드를 내장해 시간을 절약할 수 있도록 도와주며 다이렉트 드라이브 모터로 내구성은 물론 세탁 성능까지 끌어올렸다. 드는 시간은 줄었지만 효율은 오히려 더 높아졌다. ‘오랫동안 바깥출입을 삼가고 학문에 정진하더라’는 십년한창(十年寒窓)이라는 고사처럼 그야말로 국내 제품 출시 이후 10년 동안 기술 개발에 투자한 성과가 드러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