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노트 10.1 써보고 가장 놀란 건 "손맛?"

삼성전자 갤럭시노트 10.1은 갤럭시탭 10.1의 스마트패드 기능과 갤럭시노트의 S펜 메모 기능을 합친 제품이다. 쿼드코어 프로세서를 달아 실행 속도가 빨라졌고 S펜 필기감도 높아졌다. 화면을 2개로 나눠 쓰는 멀티스크린 기능도 곁들였다. 컨슈머저널 이버즈(www.ebuzz.co.kr)가 직접 써보고 실제 성능과 편의성을 따져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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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면 버튼 없애고 리모컨 기능 추가해 =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화면 앞에 조작용 버튼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다. 아이스크림샌드위치 기능인 소프트웨어 버튼을 이용하기 때문. 화면을 켜려면 본체 위 전원 버튼을 누르거나 오른쪽 아래에 있는 S펜만 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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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과 볼륨 버튼, 마이크로SD 슬롯과 이어폰 단자는 모두 본체 위에 뒀다. 특이한 건 TV 리모컨처럼 적외선을 내보내는 LED가 보인다는 것. 내장 앱인 스마트리모트를 이용하면 TV나 블루레이 플레이어를 조작할 수 있다. 삼성전자 뿐 아니라 LG전자와 하이얼 등 국내외 제조사 제품을 모두 조작할 수 있다. 일반 리모컨처럼 적외선 방식을 쓰기 때문에 와이파이 기능이 없어도 작동해 편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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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심 슬롯에 3G 유심을 끼우면 와이파이가 없는 곳에서도 인터넷을 쓸 수 있다. 데이터 전용 유심 뿐 아니라 데이터셰어링 유심도 쓸 수 있다. 3G 스마트폰에 꽂으면 음성이나 화상 통화, 문자메시지까지 주고받을 수 있다. LTE 스마트폰에서 화상 통화를 시도해도 정상 작동하지만 화질은 3G에 맞춰 저절로 떨어진다.

스마트패드 외부 스피커는 보통 본체 바로 아래나 뒤에 달아 소리를 제대로 들려주지 못한다. 갤럭시노트 10.1은 화면 양쪽에 스피커를 달아 음악이나 동영상을 보다 귀에 가까운 곳에서 들려준다. 갤럭시플레이어에 탑재했던 음장 효과인 사운드얼라이브도 적용했다.

카메라는 전면 190만 화소로 갤럭시S3 LTE와 똑같다. 아이스크림샌드위치 기본 기능인 페이스 언록(얼굴로 잠금 해제)도 쓸 수 있다. 후면 카메라는 500만 화소로 소셜네트워크 등에 쓰기 적당하다. LED 플래시 라이트를 장착해 어두운 곳에서도 사진을 찍기 좋다.

무게는 3G 버전 600g, 와이파이 버전 597g으로 느낄 수 없을 만큼 미미한 차이가 있을 뿐이다. 두께는 두 버전 모두 8.9mm로 휴대성에 지장을 주지 않을 정도다. 무게를 줄이기 위해 제품 전체에 금속 대신 플라스틱을 썼고 색상은 화이트 하나다.

◇ 전자책 읽으면 화면 안 꺼지는 ‘스마트스테이’ = 갤럭시노트 10.1에 들어간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는 갤럭시S3 LTE와 같은 엑시노스 4412다. 쿼드코어에 동작 클록은 1.4GHz, 메모리는 2GB로 늘었다. S노트 앱을 실행하면 곧잘 작동이 느려지던 갤럭시노트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쾌적해진 셈이다.

성능은 어느 정도일까. 벤치마크 소프트웨어(쿼드런트) 테스트를 5회 실시해 가장 높거나 낮은 점수를 뺀 평균값을 내봤다. 결과는 5,464점으로 최신 LTE 스마트폰과 견줘도 뒤지지 않는다. 갤럭시노트와 비교하면 60% 이상 속도가 빨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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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용량은 7,000mAh다. 3G 연속 대기 시간은 2,020시간, 연속 통화 시간은 2,250분 정도다. 물론 3G로 인터넷 웹서핑이나 메신저 서비스를 쓰면 배터리 이용 시간은 더 빨리 줄어든다.

재생할 수 있는 음악 파일은 MP3 외에도 AAC와 WMA, OGG 등 손실 압축 음원은 물론 무손실 압축 음원인 FLAC까지 다양하다. 동영상도 포맷 대부분은 인코딩 없이 바로 재생할 수 있지만 가로 해상도가 2,000화소 이상인 동영상이나 일부 비표준 동영상은 외부 앱을 써야 한다.

화면 크기는 10.1인치이고 해상도는 엑시노스 4412에 적용할 수 있는 최대 해상도인 1280×800 화소다. 화면 비율이 16:10이라 HD 영상을 재생하면 위아래로 공간이 생기는 것은 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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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S3 LTE의 편의 기능 중 스마트패드에 적용 가능한 기능이 고스란히 넘어온 것도 특징이다. 작은 동영상 창을 따로 띄워 다른 작업을 하면서 동영상을 볼 수 있는 팝업플레이 기능은 넓어진 화면에서 더 유용하다. 스마트스테이 기능을 이용하면 외국어 전자책이나 웹사이트처럼 읽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콘텐츠를 읽을 때 화면이 꺼지지 않아 화면을 터치하는 수고를 줄여준다. 가로세로로 나눠서 프로그램을 동시에 띄울 수 있는 멀티스크린 기능은 넓은 화면을 빈틈없이 쓸 수 있게 해준다. 왼쪽에는 동영상 강의를, 오른쪽에는 S노트 앱을 띄우고 필요한 내용을 메모하며 들을 수 있어 편리하다.

◇ 성능 향상된 S펜, 사진 편집·보정 쉬워져 = 갤럭시노트의 고유 입력장치인 S펜은 펜 안에 든 코일로 위치를 감지하고 펜 끝을 누르면 압력에 따라 선 굵기가 조절된다. S펜은 이전 버전보다 여러 사항을 보강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S펜의 굵기다. 기존 갤럭시노트에 들어간 S펜의 지름은 5.42mm. 손으로 잡고 쓰기 불편한 데다 떨어뜨려 망가질 위험도 높았다. 반면 갤럭시노트 10.1에 들어간 S펜은 가장 가는 부분이 6.46mm, 가장 굵은 부분이 7.33mm로 조금 더 커진데다 납작한 모양으로 바뀌어 손에 쥐기 더 편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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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것은 또 있다. 기존 S펜은 필압을 최대 128단계로 인식했지만 개선된 S펜은 1024단계까지 인식할 수 있다. 이전보다 더 적은 힘을 줘도 펜촉이 눌리게 만들어서 낮은 필압으로 선을 그어도 인식하게 만든 것이다. 실제로 두 펜으로 번갈아 가며 화면에 비슷한 강도로 힘을 줘서 선을 그어보면 개선된 S펜으로 더 가는 선을 그을 수 있다. 갤럭시노트로 그림을 즐겨 그리던 사람이라면 반길 만한 변화다.

필기 인식 속도는 어떨까. S노트에서 펜으로 노트에 긴 문장을 필기해본 결과 S노트 앱만 실행했을 때에는 쓰는 순간 거의 동시에 인식하고 화면에 글자가 그려진다. 멀티스크린 기능으로 다른 앱을 동시에 실행한 상태에서 필기할 때에는 조금 지연시간이 있다. 동영상을 재생하면 지연시간은 조금씩 더 늘어나지만 필기한 글자를 놓칠 만큼 심각한 수준은 아니다. 갤럭시노트가 몇 차례 펌웨어 업그레이드를 거치며 필기 인식 속도가 향상됐던 걸 감안하면 충분히 개선의 여지가 있다.

손글씨나 그림을 그릴 수 있는 S노트 외에 그림을 편집하거나 온갖 효과를 줄 수 있는 포토샵터치 정품도 따라온다. 터치와 달리 펜으로 효과를 주거나 고쳐야 할 부분을 정밀하게 선택할 수 있고 손으로 그린 그림을 불러와 가공하는 것도 가능하다. 작업을 마친 그림은 크리에이티브 클라우드나 트위터, 페이스북 등 SNS로 곧바로 내보낸다. 사진 촬영에서 내보내기까지 PC 힘을 빌리지 않고 스마트패드 환경에서 모든 작업을 마칠 수 있는 것이다.

◇ 이버즈 총평 | 織錦回文 = 한 시장조사기관이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스마트패드로 가장 많이 하는 작업은 동영상 시청과 게임, 음악 감상 등 주로 콘텐츠 소비에 집중되어 있다. 이메일이나 업무용 문서 작업에 자주 쓰이는 노트북과 대조적이다. 스크린 키보드로 문자를 입력하는 탓에 하드웨어 키보드보다 입력 속도가 떨어지고 화면에 보이는 글자를 하나하나 누르기도 번거롭다.

갤노트 10.1 써보고 가장 놀란 건 "손맛?"

갤럭시노트 10.1은 기존 스마트패드가 지니고 있는 미디어 소비 기능은 물론 익힐 필요 없이 종이처럼 필기할 수 있는 전자펜 기능까지 갖췄다. 스마트스테이와 팝업플레이 등 갤럭시S3으로 검증된 유용한 편의기능도 그대로 옮겨 담았다.

가로세로 어느 쪽으로 돌려 읽어도 명문이더라는 직금회문(織錦回文)이라는 고사처럼 기존 제품의 좋은 점은 골라 담고 불편한 점은 고쳐 미디어 소비와 창작, 어떤 용도로 써도 어울릴 제품을 만든 것이다. 물론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제품인 탓에 시장에서 어느 정도 호응을 받을 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미디어 소비에 치우쳐 있던 스마트패드 시장에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들어낸 것만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