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본인확인제 위헌결정 후속대책으로 불법 게시자 제재와 피해자 권리구제 표준약관과 윤리강령을 제정한다. 또 중소 게시판 사업자에게 악성댓글 자동차단 시스템도 보급한다.
정부는 28일 김황식 국무총리 주재로 국가정책조정회의를 열고 건전한 인터넷 게시판 문화 조성 대책을 확정 발표했다. 정부는 지난 8월 헌법재판소가 게시판 본인확인제에 위헌결정을 내림에 따라 제도개선 방안 등 후속대책을 논의해 왔다.
대책은 사업자단체인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에서 불법 게시자 제재 및 피해자 권리구제 표준약관과 윤리강령을 제정, 악성댓글(악플)에 대처하도록 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주요 포털에서 적용하고 있는 악성댓글 자동차단 시스템(필터링시스템)을 개발 여력이 부족한 중소게시판 사업자에게도 보급할 계획이다.
인터넷 사업자들의 악성댓글 삭제와 임시조치 실태도 분석해 국민이 알 수 있도록 공표한다. 인터넷상 사생활 침해·명예훼손 등 권리침해 정보 유통현황을 종합 분석·공표해 사업자 책임을 강화하기로 했다.
사업자의 임시조치 절차도 간명해 진다. KISO에서 제정하는 표준약관에 사업자가 댓글의 임시조치 대상 여부를 판별하기 쉽도록 임시조치 기준과 처리방법을 구체화한다. 중소사업자가 악성댓글 처리에 참고할 수 있도록 불법게시물 처리 사례집을 배포, 활용할 예정이다.
임시조치 절차도 보완된다. 사업자가 게시물 차단후 30일이 지나도 게시자와 피해자가 합의하지 못한 경우 30일이 경과하면 임시조치를 유지한 상태에서 자동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에 상정, 처리방향을 결정한다. 그동안 사업자가 임시조치를 하면 30일간 게시물이 차단되는데, 30일이 지나도 합의하지 못하면 게시물 처리 규정이 없어 사업자에 따라 계속 삭제하거나 차단을 해제하는 경우가 발생했다.
게시판을 성실히 관리하면 책임도 감면된다. 지금까지는 피해자 요구가 있어 임시조치를 한 경우에만 손해배상 책임을 감면했지만 앞으로는 사업자 판단에 따른 임시조치도 손해배상 책임을 감면한다.
불법게시물 핫라인도 강화한다. 방심위와 사업자간에 구축된 명예훼손 등에 대한 핫라인을 KISO와 사업자 단체까지 확대 구축해 불법정보 감시를 강화한다.
방심위의 불법게시물 심사기간도 짧아진다. 현재 주 1회의 심의를 2회로 확대하고 수시심의를 실시해 신속한 권리구제를 촉진한다.
온라인 분쟁조정도 도입된다. 지금까지는 분쟁조정이 오프라인으로만 운영되어 원거리 이용자 참여가 제한되고 시간이 지연된다는 문제가 지적되어 왔다.
인터넷 분쟁조정 기능도 강화하기로 했다. 방심위 명예훼손분쟁조정부를 센터 규모로 확대(5명→25명)해 신속하고 효율적 심의체계를 갖추고 조정 기능 뿐 아니라 중재·직권조정 결정권한을 부여하기로 했다.
인터넷 사업자의 손해배상 책임도 강화된다. 게시판 운영자가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아 피해를 키운 경우 피해자는 해당 사업자를 대상으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악플 게시자 추적·수사와 처벌도 강화된다. 인터넷 사생활 침해나 명예훼손 사건 집중신고기간을 설정해 집중 수사하고 사법처리한다.
김황식 국무총리는 “게시판 본인확인제 위헌결정 취지를 존중하여 국민 스스로 책임지는 인터넷 풍토를 조성하고 이번 대책을 계기로 더 이상 악플에 의한 사회적 병폐가 되풀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