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www.samsung.com/sec)가 26일 ‘갤럭시노트2’를 내놨다. 갤럭시S3 LTE를 내놓은지 세 달만이다.
갤럭시노트2는 지난해 출시된 갤럭시노트의 S펜 기능을 대폭 보강한 것이 특징이다. S펜을 디스플레이에 가져가기만 해도 이메일, S플래너, 사진, 비디오 등 다양한 콘텐츠의 내용을 미리 볼 수 있는 ‘에어뷰’를 비롯해 S펜 버튼을 누르고 이미지, 문서를 선택하면 캡처가 가능한 ‘이지 클립’ 등이 추가되었다. 발표 당일 신종균 사장은 ‘갤럭시노트2의 3개월 판매량은 전작인 갤럭시노트보다 3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점치기도 했다. 하지만 시장 상황이 낙관적이기만 한 것은 아니다.
◇ 스냅드래곤과 성능차이 ‘1,500점’ = 먼저 성능 문제가 있다. 같은 주 월요일(24일) 출시된 팬택 베가 R3와 갤럭시노트2의 성능 차이가 상당하다는 것. 팬택 베가 R3는 퀄컴이 개발한 1.5GHz 쿼드코어 AP ‘스냅드래곤 S4 프로’를 썼다. 갤럭시노트2 역시 삼성전자가 자체개발한 1.6GHz 쿼드코어 AP를 썼고 정확한 모델명은 밝혀지지 않았다.
스마트폰을 평가하는 데 흔히 쓰이는 ‘쿼드런트 벤치마크’로 직접 두 스마트폰의 성능을 확인해 봤다. 1.6GHz로 작동하는 갤럭시노트2가 보다 뛰어난 성능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지만 결과는 예상밖이다. 베가 R3가 7,610점을 기록한 반면 갤럭시노트2는 6,075점을 기록했다. 신종균 사장이 강조한 ‘최고의 하드웨어 성능’과 동떨어진 결과를 보여준 것이다.
물론 벤치마크를 실행할 때마다 약간의 편차가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두 스마트폰의 점수차는 1,500점 이상으로 편차로 보기에는 너무 크다. 벤치마크 수치와 실제 사용감이 100% 일치하지 않는 경우도 많지만 논란의 여지는 여전히 남겨 둔 셈이다.
◇ 비싼 가격도 부담 = 갤럭시노트2의 출고가는 32GB 108만 9,000원, 64GB 115만 5,000원으로 역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출고가 중 최고를 자랑한다. 이에 대해 신종균 사장은 “가격은 혁신적인 기능에 걸맞게 정해졌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동통신사들이 몇몇 스마트폰에만 보조금을 몰아주고 있는 것이 문제다.
실제로 8월 말에서 9월 초순까지 벌어졌던 이동통신 3사의 ‘보조금 전쟁’은 갤럭시S3 LTE의 할부 원금을 29만원, 19만원, 심하면 9만원까지 낮추면서 번호이동 가입자를 끌어들이는 형태로 벌어졌다. 지난 해 나온 제품인 갤럭시노트에 밀려 재고를 안고 있던 일선 대리점과 경쟁사를 견제하며 가입자를 늘려야 하는 통신사의 이해가 맞아떨어지며 벌어진 일이다. 하지만 방송통신위원회는 이동통신 3사의 번호이동 가입자 유치 경쟁이 도를 넘었다고 판단해 신규가입 금지 등 제재조치를 내릴 수 있다고 경고한 상태다.
단말기를 구매할 여력이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되는지도 문제다. 국내 스마트폰 가입자 수는 지난 8월 20일을 기준으로 3,000만 명을 넘었다. 통계청이 추산하고 있는 경제활동 인구수인 2,500만 명보다 500만 명이 더 많다. 이는 다시 말해 스마트폰을 2대 이상 쓰는 사람이 적어도 500만 명 이상이라는 소리다. 이동전화 신규 가입자는 올 상반기만 45만 명에 그쳤다. 업계는 앞으로 스마트폰 시장이 신규보다는 교체 수요 위주로 움직일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