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특허 공세, 생체 인식 기술 회피책을 준비해야

애플이 삼성전자와 특허 공방을 벌이기 전부터 이미 차세대 모델의 기술 특허 출원을 치밀하게 준비해왔다는 점에서 위협적이다. 최근에는 입력 솔루션 전문 업체인 오센텍을 전격 인수하며 본격적으로 기술 선점에 나섰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애플은 특허 논란 속에서도 그 다음 버전을 조심스럽게 개발하고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은 오센텍 인수로 세계에서 가장 많은 정전용량방식 지문인식 센서 특허를 확보했다. 현재 정전용량방식 지문인식 솔루션 기술을 보유한 업체는 오센텍과 국내 업체인 크루셜텍 등 소수에 불과하다. 지문인식 솔루션은 크게 광학식, 초음파식, 정전용량방식으로 나뉜다.

광학식은 가시광선에 반사된 지문 영상을 획득하는 방식으로 도어록 등에 주로 사용된다. 초음파식은 초음파 검사 원리를 이용해 지문 영상을 획득한다. 정전용량방식은 표면의 전기 용량의 차이를 이용해 지문 영상을 얻는다. 스마트기기에 주로 사용되는 정전용량 터치스크린패널(TSP)에 내장할 수 있어 모바일기기에 적합하다. 애플이 차기 스마트기기에 지문인식 기능을 탑재할 것으로 보는 유력한 이유다.

지문인식 기능의 핵심 기술은 사용자 지문을 인식하는 이미지 센서와 입력된 지문을 식별해 인증하기까지의 알고리즘이다. 국내 업체인 크루셜텍은 기존 지문인식 센서의 2차원(D) 이미지 인식 방식을 3차원(D) 인식으로 개선하고 또한 독자 알고리즘을 개발해 오센텍의 특허를 피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 관계자는 “특허를 회피하기 위해 기존 기술에 대한 이해와 지속적인 신기술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업계는 애플이 생체 인식 기술을 확보한 뒤 파생시킬 응용 특허에도 주목했다. 근거리무선통신(NFC)이나 스마트기기 잠금장치에 생체 인식 기능을 탑재해 또 한 번 특허를 출원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업계의 또 다른 전문가는 “애플은 향후 홍채, 혈관 등 생체인식 솔루션 기술을 확보하는 즉시 관련 특허를 출원해 경쟁사의 진출을 막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