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 BIZ+]글로벌 이슈-"데이터 전략 체계 갖춘 기업이 비즈니스 성과도 높아"

바야흐로 `빅 데이터` 시대가 도래했다. 국내 주요 서점에도 이미 빅 데이터 관련 책이 쏟아지고 있고, 관련 주제의 콘퍼런스도 한 달에 여러 차례 개최될 정도다.

에릭 슈미트 구글 최고경영자(CEO)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2일 단위로 생성되는 데이터 양이 인류 문명의 시작부터 2003년까지 생성된 데이터의 양과 동일하다고 한다. 수많은 조직과 네트워크를 통해 점점 더 많은 데이터가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빅 데이터를 활용해서 고도의 인사이트 있는 정보를 추출하기 위한 경쟁도 본격화됐다.

◇재무성과, 명확한 데이터 전략 수립에 달려=최근 SAS와 EIU(Economist Intelligence Unit)는 데이터를 활용한 가치 창출에 정통한 기업들의 조직적 특성과 빅 데이터의 현 주소를 알아보기 위해 752개 기업 고위 경영진을 대상으로 글로벌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조사 결과 효과적인 데이터 관리 전략과 재무성과 간에 깊은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쟁사 대비 높은 재무성과(동종업계 평균 실적의 4배)를 달성한 절반가량의 기업이 명확한 데이터 전략 체계를 수립하고 있었다.

이 그룹의 기업들은 데이터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데이터 관리 전략 책임을 일관성 있게 C레벨 간부에게 귀속시키고 있다. 이 그룹에 속한 설문 응답자 중 47%는 CEO나 다른 C레벨 간부들이 전략 수립 업무를 맡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들 기업들은 빅 데이터의 잠재력을 잘 이해하고 있으며, 이미 데이터를 활용해 경쟁력 우위를 확보하고 이를 전략 개발·제품 방향·시장 개발·운영 효율성 등의 영역에 적용하고 있다.

대다수의 기업 및 조직에서 빅 데이터로부터 가치를 도출해내는 일은 아직도 요원한 과제다. 오늘날 대부분의 기업이 즉시 활용 가능한 데이터를 풍부하게 보유하고 있음에도 이를 효과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조직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이번 설문조사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전체 응답자의 24%는 회사에서 방대한 양의 데이터들이 전혀 사용되고 있지 않다고 답했고, 53%는 가치가 있는 것으로 판단되는 절반 가량의 데이터만 사용되고 있다고 답했다. 실질적 가치를 지니고 있는 거의 모든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22%에 불과했다.

한편 응답자의 73%는 지난 한 해 동안 조직의 데이터 수집 양이 증가했다고 보고하고 있다. 이러한 수치들은 조직들이 여전히 빅 데이터의 관리 방법을 습득 중임을 암시한다.

◇빅데이터 활용 수준에 따른 네 가지 기업 유형=규모의 크기에 상관없이 모든 기업들에 빅 데이터가 그토록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이유 중 하나는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의 경쟁력 격차 때문이다. 이번 SAS와 EIU의 설문조사에 참여한 기업들은 △전략적 데이터 관리자 △의욕적 데이터 관리자 △데이터 수집자 △데이터 낭비자 네 가지 유형으로 분류됐다.

전략적 데이터 관리자는 가장 진보한 빅 데이터 관리자 그룹으로, 매우 성숙한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주로 제조, 금융 서비스 등의 산업 분야에 종사했다. 이들은 데이터를 사용해 기업 전략 목표에 맞춰 조율이 가능한 특정 측정 기준과 데이터 포인트를 파악할 줄 안다. 또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 가장 적합한 데이터를 선정하고, 수집한 데이터 대부분을 낭비 없이 실전에 투입해 활용한다. 또 C레벨 간부들이 데이터 운영을 직접 책임진다.

의욕적 데이터 관리자는 가장 많은 기업들이 속해 있는 그룹으로, 회사의 미래와 연결지어 빅 데이터의 중요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 이들은 데이터로부터 전략적 의사결정에 필요한 정보를 추출하고, 이를 위해 공격적으로 투자한다. 반면 여전히 경영진은 뒤처지는 경향이 있는데, 커뮤니케이션 및 소매 산업에 종사하는 기업들이 이 부류에 속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이들은 전략적 데이터 관리자와 달리 여전히 데이터를 정제·조정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들 가운데 66%가 가치 있는 데이터의 절반 정도만을 올바른 용도로 사용하고 있다.

데이터 수집자는 데이터의 중요성은 인식하고 있지만, 자원이 부족한 관계로 데이터를 저장하는 것 외에 어떠한 일도 할 수 없다. 한 마디로 이들은 데이터에 파묻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보건의료 및 전문 서비스 산업에 종사하는 기업들이 이 부류에 속할 가능성이 높다. 이들 중 4분의 1은 IT부서에서 데이터의 중요성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주장하며, 또 다른 4분의 1은 비즈니스 측에 대해 똑같은 불평을 늘어놓는다. 이들의 데이터 관리 활동은 주로 규제 준수와 맞물려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국내 대부분의 기업들은 현재 이러한 단계 수준에서 벗어나고자 노력 중이다.

마지막으로 데이터 낭비자는 데이터를 수집하지만 이용률이 매우 저조한 기업을 일컫는다. 이들 가운데 30%는 데이터 수집 시 우선순위를 정하지 않는다. 이러한 유형의 기업들은 모든 산업 분야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으며 당연히 재정적 성과도 부실하다. 놀라운 일은 아니지만, 이들은 비즈니스와 IT 간 제휴 관계가 미흡하고 중간 레벨 관리자에게 데이터 전략을 일임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내부 운영 개선에만 치중하고, 내부 보고에만 초점을 맞춘다. 또 보안을 제외한 데이터 관리 전 영역에서 고전하는 경향이 있다.

고준형 SAS코리아 솔루션서비스팀 부장은 “비즈니스 사안을 논의하는 데 있어 빅 데이터 전략을 수립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데이터를 관리하고 분석한 결과를 쉬운 언어로 전사 공유할 수 있는 적합한 인재 확보도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데이터 사이언티스트와 데이터 관리자는 앞으로 필수적으로 기업들이 우선 채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장 최근의 회계 연도를 기준으로 재무성과 평가(경쟁사와 비교해 답변)

(출처: Economist Intelligence Unit)

데이터로부터 가치를 창출하는데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는 요소(최대 2개까지 선택 가능)

(출처: Economist Intelligence Un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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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