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환율 연중 최저…기업들 환리스크까지 걱정

원달러 환율이 연중 최저점을 기록하면서 연말로 이어지는 수출전선에 악영향이 예상된다. 가뜩이나 유럽, 중국 등으로의 수출 위축이 우려되고 있는 상황에서 원화강세까지 커질 경우 우리 경제에 상당한 파장이 미칠 전망이다.

지난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는 전 거래일보다 2.50원 내린 1111.30원에 장을 마감했다. 종가기준으로 지난달 28일 연중 저점인 1,111.40원을 기록한 뒤 불과 3거래일 만에 최저 기록을 다시 썼다.

미국의 양적완화(EQ3)와 유로존 재정위기 완화 기대감으로 달러가 풀리면서 연저점을 다시 찍은 것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재정위기국에 대한 국채매입 프로그램을 즉각 시행할 수 있다고 밝힌 점이 환율 하락 압력으로 작용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도 스페인의 자구노력에 대해 “단시간에 눈에 띄는 진전을 이뤘다”고 평가하며 유로존 재정위기 완화 기대에 힘을 보탰다.

코스피가 2000선을 회복을 적극적으로 시도하고 있는 것도 달러 매도 심리를 부추겼다는 분석이다.

정부도 원달러 환율의 급작스런 하락을 편하게 지켜보고 있을 상황이 아니다. 지난주 환율도 1110원 선도 무너질 수 있었지만, 외환당국이 개입할 것이란 전망이 퍼지면서 하락폭이 제한됐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당국의 스무딩오퍼레이션(미세조정)에 대한 부담으로 추격 매도가 제한된데다 네고 물량(달러 매도)도 적극적으로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기업들도 내년도 경영계획을 비상국면 상황으로 짜면서 환율 1100원대 이내 진입도 대비할 태세다. 실제 수출위축을 걱정해야 할 국면에 환율까지 봐야할 상황이 된 것이다.

한 증권사 이코노미스트는 “환율이 1000원대 후반까지 내릴 수 있다는 시나리오로 대비할 필요가 있다”며 “주요 수출시장 자체의 위축과 함께 환율에 따른 리스크도 줄여주는 당국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